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27일 “앞으로 메타버스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다”라고 했다.
방 의장은 이날 서울 구로구 넷마블 사옥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블록체인, 메타버스 사업 확대 계획을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방 의장은 “게임, 메타버스, 블록체인이 융합한 ‘진화한 메타버스’를 보여주겠다”라며 “넷마블은 게임을 우선시하면서 블록체인을 결합하고, 넷마블에프엔씨는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게임과 디지털콘텐츠, 상거래 등을 발전시켜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넷마블은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적용 게임으로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인기 보드게임인 ‘모두의 마블’에 부동산 투자 기능을 도입, 가상공간에서 부지를 사들이고 건물을 올려 NFT 부동산을 사고 팔 수 있게 한 것으로, 게임에서 발생한 수익을 가상화폐를 통해 현금화하는 플레이투언(P2E)을 지향한다.
국내에서는 법규상 운영할 수 없는 까닭에 현금화 시스템을 뺀 NFT 게임으로만 서비스하고, 해외에서는 P2E를 적용한다는 게 방 의장 설명이다.
방 의장은 P2E의 국내 규제와 관련해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게임 업체들이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데, 한국만 서비스를 못 한다는 것은 상당히 안타깝다”라며 “P2E 게임 출시 자체를 금하는 것이 아니라 출시는 풀어주되, 그 후에 나오는 부작용은 규제 방안을 강화하는 쪽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넷마블에프앤씨는 버추얼휴먼(가상인간) 아이돌을 만들기 위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11월에는 메타버스 시각특수효과 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넷마블이 구현한 ‘제나’, ‘리우’, ‘시우’ 등의 가상인간은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고, 또 넷마블 신작 게임에 캐릭터로 등장한다.
방 의장은 “가상현실 산업을 ‘될까, 안될까’를 재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매우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시기다”라며 “게임이 특히 메타버스 구현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는 메타버스가 가상공간에 상품 광고가 붙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경제활동이 벌어지는 제2의 현실 세계가 만들어질 것이다”라며 “여기서 기존 콘텐츠와 게임 운영 경험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라고 했다.
넷마블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이승원 대표를 글로벌 총괄로 신규 임명했다. 이에 대해 방 의장은 “지금까지 게임 개발은 알게 모르게 내수를 더 중시했고 한국에서 흥행 성공률이 높았는데, 막상 해외 문을 두드려 보니 국내와 비교해 성공률이 낮았다”라며 “해외 매출 비중이 올해 80%를 넘길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글로벌 대표가 해외 시장의 수요를 잘 파악하고 현장에서 서구권의 시각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고 했다.
방 의장은 “최근 4년간 중국 시장 문이 아예 닫힌 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요인 때문에 개발 환경이 변화하는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이것이 넷마블이 새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넷마블네오, 넷마블에프앤씨 등의 자회사 상장 계획에 대해 방 의장은 “게임 하나 잘 됐다고 상장하는 그림은 옳지 않고 후속작들이 잘 준비돼야 상장할 수 있다는 게 넷마블의 기준이다”라고 했다. 단기적으로 이들 자회사의 상장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한편,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넷마블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할 코인을 발행하고 상장할 계획을 하고 있다”라며 “최근 인수한 아이텀게임즈의 큐브코인도 재상장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권 대표는 넷마블 개발 자회사들이 올해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게임 20종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해 “신작 중 자체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13개), 공동 IP게임(2개)이 전체의 75%를 차지한다”라며 “그간 넷마블이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최근 수년간 자체 역량 강화와 관련사 투자, 인수, 협업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했다. 방 의장은 이들 게임 중 70%가 블록체인과 연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