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가 지난해 1973년 창사 이후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고용량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고사양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26일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4299억원, 영업이익 316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0%, 영업이익 21% 늘어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 9조6750억원, 영업이익 1조4869억원을 거뒀다. 1년 새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 63% 성장했다. 연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이다. 매출은 처음으로 9조원을 넘었고,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컴포넌트, 광학통신솔루션, 패키지솔루션 부문이 매출이 전년 대비 늘었다. 먼저 컴포넌트 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1736억원이다. 산업 및 전장용 고용량·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했다. 같은 기간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의 매출은 해외 거래선향 고성능 카메라모듈과 전장용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이 확대되면서 1년 새 38% 증가한 7774억원을 기록했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한 4789억원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5세대 이동통신(5G) 안테나에 사용하는 고사양 볼그리드어레이(BGA)와 박판 중앙처리장치(CPU)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의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연결됐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는 올해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자신했다. 컴포넌트 부문은 일부 제품군의 수요 둔화가 예상되지만 5G 스마트폰 시장과 서버·네트워크용 등을 포함한 전체 세트 수요가 증가하면서 5G, 서버, 전기차에 사용하는 MLCC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광학통신솔루션 부문의 경우 내재화 기술을 바탕으로 고화소, 고배율 광학줌, 초광각, 초슬림 제품 등 고성능 제품을 지속 출시해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전장용 카메라모듈 공급도 꾸준히 늘려간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관련 시장 성장에 따라 고사양 패키지기판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올해는 대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하지만 5G·빅데이터·전기차 등 유망 분야의 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삼성전기는 원가 경쟁력 제고 및 차별화된 제품 개발 등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박규택 삼성전기 컴포넌트지원팀장은 이날 진행한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MLCC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중국 시장 등 고객사의 부품 재고 영향으로 출하량이 하락, 재고가 늘었지만 수익성이 좋은 산업 및 전장용 MCLL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됐다”라며 “서버, 네트워트용 MLCC 수요 증가로 평균판매가격(ASP)은 꾸준히 상승했다”라고 했다. 이어 박 팀장은 “올해 1분기 자동차용 MLCC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출하량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IT용 MLCC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기차용 고부가제품 고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요인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했다. 고부가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삼성전기가 개발에 성공한 5G 기지국용 MLCC 모습.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는 베트남에 증설 중인 반도체 패키지 기판 투자와 관련해 당장 추가 증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안정훈 삼성전기 패키지지원팀장(상무)은 “FC-BGA 기판 공급 확대를 위해 (베트남에) 생산량 증설을 진행 중이다”라며 “2023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투자하고 있다”라고 했다. 안 상무는 “늘어난 FC-BGA 기판 생산량은 2024년 하반기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추가 생산량 증설은 시장 상황을 보고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김성진 삼성전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생산성을 향상해 올해도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라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해 외부 환경에 따른 실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올해 사업 부문명을 변경했다.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모듈 부문은 광학통신솔루션,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만드는 기판 부문은 패키지솔루션으로 바꿨다. 삼성전기는 이날 보통주 1주당 2100원, 우선주 1주당 2150원의 현금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시가배당율은 보통주 1.1%, 우선주 2.1%며 배당금총액은 1587억9190만원이다. 배당기준일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