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왼쪽), 카카오톡(가운데), PASS(오른쪽) 앱의 민간인증서 서비스. /앱 캡처

지난 15일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민간인증서 이용자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연말정산을 위해선 인증서가 필요한데, 2020년 폐지된 공인인증서의 역할을 민간인증서가 대신하고 있다.

20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이동통신 3사(PASS), NHN페이코, 삼성패스,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IT·금융기업의 7개 연말정산 민간인증서가 이용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잇는 공공인증서인 '공동인증서'를 포함해 8개 인증서를 연말정산에 이용할 수 있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시행 첫해였던 지난해엔 연말정산 인증 8107만건 중 88%인 7106만건이 공동인증서를 통해 이뤄졌지만, 올해부턴 민간인증서 이용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엔 국세청 홈택스 PC 웹사이트로만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이용이 가능했지만 올해부턴 모바일 홈택스 '손택스'로도 지원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반인 민간인증서 이용이 쉬워졌다.

민간인증서는 연말정산뿐 아니라 행정안전부 정부24, 국민건강보험 등 공공분야 전자서명, 백신 예방접종 예약, 접종 확인 QR인증, 모바일 학생증과 사원증 등 다양한 분야 서비스에서 인증서 역할을 하고 있다. 각 사에 따르면 네이버와 PASS가 각각 200여곳, 카카오가 40여곳의 제휴처(기관·기업)를 갖고 있다. 이용자 수는 이달 기준 PASS가 3550만명으로 가장 많고 카카오가 3400만명, 네이버가 2700만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민간인증서는 이용자 수가 늘수록 제휴처 확보가 쉽고, 다시 제휴처가 늘수록 신규 이용자 확보에 유리한 전형적인 플랫폼 사업이다. 이 때문에 이용자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민간인증서 이용자 수가 늘면 수수료 수익도 늘지만, 그보단 그 이용자가 각 사 플랫폼(네이버·카카오톡·PASS)의 다른 서비스로도 유입될 수 있어 다양한 사업 확장에 유리해진다.

가령 인증서를 기업에 모바일 사원증으로 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 인증서는 세븐일레븐·이마트24와 제휴해 무인편의점 출입과 본인인증용으로 쓰이고 있다. PASS 앱도 인증서뿐 아니라 여러 금융·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인 만큼 인증서를 통한 이용자 규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에 연말정산은 백신 예약, 접종 확인처럼 민간인증서 신규 이용자를 한 번에 다수 확보해 우위를 공고히 하거나 앞서가는 경쟁사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다. 카카오는 2020년 12월 민간인증서 서비스를 처음 출시해 한 달 만인 지난해 1월 연말정산 수요를 흡수해 이용자 550만명 이상을 끌어모았다.

네이버는 올해 처음 연말정산 민간인증서를 서비스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연말정산에 자사 인증서를 사용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의 네이버페이를 지급한다.

네이버 인증서는 네이버 앱 홈화면 우측 상단의 'Na.'에서, 카카오 인증서는 카카오톡 '지갑'에서, PASS 인증서는 PASS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경쟁사와 비교해 제휴처가 많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와 PASS도 각각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한 편리한 접근성, 휴대폰 가입 정보를 기반으로 한 높은 보안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