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3일 자사 연구진이 저장과 연산을 함께 할 수 있는 자기저항메모리(MRAM)를 기반으로 한 인-메모리(In-Memory) 컴퓨팅을 세계 최초로 구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정승철 전문연구원이 제1저자로, 함돈희 종합기술원 펠로우 및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김상준 종합기술원 마스터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사업부 연구원들도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기존 컴퓨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칩과 데이터 연산을 책임지는 프로세서 칩으로 구분된다. 반면 인–메모리 컴퓨팅은 데이터 저장과 연산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최첨단 칩 기술로, 두개의 칩을 하나로 합쳐 대량의 데이터를 이동 없이 연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는데, 인–메모리 컴퓨팅 차세대 저전력 인공지능(AI) 칩에 사용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인-메모리 컴퓨팅에 대한 연구는 삼성전자만 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의 연구는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인 저항메모리(RRAM)와 상변화메모리(PRAM) 등으로 하는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사용한 자기저항메모리는 데이터 안정성이 높고 속도는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력 소모가 커 다수의 연구에서 배제됐다.
그런데 삼성전자 연구진은 이런 자기저항메모리의 한계를 새로운 '저항 합산' 방식으로 만들어 저전력 설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자기저항메모리의 장점인 데이터 안정성과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인-메모리 컴퓨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시스템 반도체 공정과 접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자기저항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인-메모리 컴퓨팅으로 구현, 차세대 저전력 AI 칩 기술의 지평을 확장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새로운 구조의 자기저항메모리 칩을 인-메모리 컴퓨팅을 넘어 생물학적 신경망을 다운로드하는 뉴로모픽 플랫폼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승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은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와 연산이 접목된 기술로, 기억과 계산이 혼재되어 있는 사람의 뇌와 유사한 점이 있다"라며 "이번 연구가 향후 실제 뇌를 모방하는 뉴로모픽 기술의 연구 및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