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에서 6일(현지시각)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는 슬립테크(sleep-tech·잠과 기술의 합성어)다. 슬립테크는 불면증 해결을 넘어 수면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슬립테크는 수면 상태를 ‘진단’하는 기술과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치료’가 필요하다. 슬립 테크를 개발하는 IT 기업은 수면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과 안전하고 간편하게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CES에 참가한 슬립 테크 관련 기업도 대부분 진단과 개선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Alseep)은 창업 1년여 만에 CES에 참가, 수면 진단 기술을 소개했다. 에이슬립의 기술은 두 가지로 나뉜다. 와이파이(Wi-Fi)를 이용해 수면 중 호흡수와 뒤척임 정도 등을 측정해 주는 기기를 활용하는 방법이 첫 번째다.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진단 기기는 2개로 구성되는데, 침대 왼쪽과 오른쪽에 설치해 기기 간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몸 상태를 실시간 진단한다.
에이슬립의 진단 기기는 두꺼운 이불을 덮거나 뒤척임이 심한 상황에서도 비슷한 제품 대비 높은 정확도를 보여준다. 에이슬립 관계자는 “3만시간 넘는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70% 수준의 정확도를 얻었다”라며 “손목에 착용하는 비슷한 제품이 50%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는 걸 고려할 때 압도적인 성능이다”라고 했다.
에이슬립은 마이크가 있는 기기에 설치해 수면 중 호흡 소리를 측정하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한 상태다. 현재 에이슬립의 소프트웨어는 아마존 인공지능(AI) 스피커 알렉사와 카카오 미니 등에 탑재된 상태다.
미국 슬립넘버는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스마트 침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슬립넘버는 스마트 침대 시장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술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다. 슬립넘버의 스마트 침대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적용, 자동으로 사용자의 체온을 측정한다. 동시에 체형에 맞춰 침대의 높낮이와 각도 등을 조절해 사용자가 가장 편안하게 잘 수 있도록 돕는다.
슬립넘버는 이번 CES에서 관람객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VR(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침대에 눕자 매트리스가 자동으로 몸에 맞춰 조절됐다. 몸을 좌우로 움직일 때마다 실시간으로 매트리스가 움직였다. 매트리스 내부에 수십개의 센서를 내장해 사용자의 몸 상태를 실시간 측정, 매트리스를 조절한다는 게 슬립넘버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