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티(왼쪽)와 타다(오른쪽) 택시. /각 사 제공

모바일 택시 중개 플랫폼 우티와 타다가 최근 서비스 개편과 현금 프로모션을 앞세워 카카오 추격에 나섰지만 신규 이용자 확보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의 락인(lock-in·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 효과와 함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연말 수요가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주(12월 20~26일) 우티 애플리케이션(앱)의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C·일주일 동안 1번 이상 앱을 이용한 사람 수)는 20만3909명으로 전달 셋째 주(11월 15~21일) 22만6374명 이후 5주째 성장이 정체 중이다.

우티는 지난해 11월 1일 글로벌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국내 전용 합작 택시 플랫폼으로 정식 출시된 후, 택시비 50% 할인 프로모션과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효과가 맞물린 덕분에 이용자를 가파르게 늘릴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셋째 주(10월 11~17일)까지 3만명대였던 주간 이용자 수는 한달여 만인 11월 셋째 주 2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지금까지 다시 한달여 간은 매주 20만명 초반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티(파란선)와 타다(빨간선) 앱의 10~12월 주간 활성 이용자 수(WAC) 변화. /모바일인덱스 제공

타다는 지난해 10월부터 3만~5만명대를 유지하며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다는 금융 앱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인수된 후 지난해 11월 18일부터 대형택시 ‘타다 넥스트’의 베타(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1인당 최대 4100만원 상당의 지원 조건으로 대형택시 기사를 모집하며 공급을 늘리고 있고, 승객 대상 50%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수요도 늘리려 하고 있다. 가맹택시 전체(타다 라이트, 타다 넥스트)에 토스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점유율 반등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카카오T 앱의 지난주 주간 이용자 수는 우티, 타다를 크게 앞서는 508만8462명이었다. 10월 셋째 주 489만5168명에서 19만3294명이 증가한 것으로, 증가폭을 놓고 봐도 같은 기간 우티(16만4293명)보다 컸다. 카카오T 앱은 대리운전, 공유자전거, 퀵서비스, 렌터카, 대중교통 등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플랫폼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택시 중개 서비스가 이용자 증가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우티 택시 할인 프로모션. /우티 제공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연말 수요가 업계의 기대보다 줄어들어 경쟁사 간 이용자 빼앗기 경쟁이 심화한 가운데, 카카오 플랫폼의 락인 효과에 가로막혀 우티와 타다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카카오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했고 여기서 나오는 압도적인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경쟁사보다 택시-승객 매칭을 더 정교하게 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높임으로써 다시 1위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들이 단순히 카카오의 서비스를 모방하는 것만으론 경쟁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카카오가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재 택시 시장 구도는 경쟁과 혁신을 저해해 카카오 자신을 포함한 업계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은 일시적인 할인 프로모션이 아니라 카카오와 차별화한 서비스로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티와 타다는 새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우티는 택시 합승 서비스 ‘우티풀’을 내년 상반기 관련 규제가 풀리는 대로 경쟁사 중 가장 먼저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국회에선 택시 합승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택시발전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톰 화이트 우티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우티풀이 “한국 택시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티는 티맵 내비게이션 기술을 활용해 승객이 택시 탑승 전에 운행 요금을 확정하고 미리 결제하는 ‘사전 확정 요금제’로 결제 편의성도 높인다. 카카오가 약 3만대(지난 3분기 기준)로 공급량을 압도하고 있는 가맹택시 수도 우티는 내년 안에 2만대로 늘린다.

지난달 25일 서울역 앞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통해 대형차를 호출하는 서비스 '타다 넥스트'가 시범운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타다는 앱에 토스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2000만 토스 앱 이용자를 타다로 유입시키기 위해 두 서비스 모두에 편의를 주는 통합 멤버십 마련도 검토 중이다. 대형택시 ‘타다 넥스트’를 내년 2월 출시해 과거 승합차 승차호출의 인기 재현을 노리고 있다. 타다 관계자는 “정식 출시할 타다 넥스트 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충분히 공급하려고 한다”라며 “정식 출시에 맞춰 기자간담회를 열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밝힐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