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피플이 만든 P2E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포스터. 이 게임은 게임위의 등급 분류 취소 결정으로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법원의 임시효력정지 결정 처분으로 서비스가 재개된 상태다. /스카이피플 제공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P2E'(플레이투언·Play to Earn) 게임을 놓고 국내 출시를 막고 있는 규제당국과 게임 업계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P2E 게임을 사행성 게임으로 판단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등급 분류 취소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행정처분 취소 결정이 나와 P2E 게임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되면서 이용자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3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게임위는 최근 국내에 유통 중인 P2E 게임 '세탄 아레나'를 만든 베트남 게임사 울프런 게임에 등급 분류 결정 취소 예정 통보를 전달했다. 세탄 아레나는 지난달 28일 국내에 출시된 P2E 게임으로, 게임을 하면서 얻는 'g세탄코인'을 가상화폐인 세탄코인(THC)으로 전환해 현금화할 수 있다.

게임위는 세탄 아레나가 게임산업진흥법 제32조 1항 7조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은 환전할 수 없다'는 내용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게임위가 등급 분류 취소 결정을 내린 게임은 세탄 아레나를 포함 16개에 달한다. 게임위는 P2E 게임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리고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P2E 게임은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국내에서 등급 분류를 받을 수 없다"라고 했다.

국내 첫 P2E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포스터. /나트리스 제공

게임사들은 게임위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 게임사는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지난 6월 등급 분류 취소 결정을 받은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은 법원의 임시효력정지 결정 처분을 근거로 P2E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국내 첫 P2E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무돌 삼국지)'도 같은 이유로 게임위 제재 하루 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나트리스는 P2E 게임을 국내에 출시하기 전에 법률 검토를 거쳐 유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내 게임사들은 나트리스가 행정소송에서 승리해 P2E 게임이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길 희망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게임위는 P2E 게임에 대한 등급 분류 취소 결정을 고집하고 있다. P2E 게임의 국내 출시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등급 분류를 취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게임위 내부에서도 '더 이상의 대응은 무의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중단과 재개를 거친 P2E 게임 무한돌파 삼국지 공식 커뮤니티에는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무한돌파 삼국지 커뮤니티 캡처

게임위의 규제에도 게임사들은 P2E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P2E 게임이 이미 게임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넷마블의 미국 자회사인 잼시티는 최근 블록체인 부문을 출범했고, 넥슨은 지난 14일부터 미국에서 가상화폐로 게임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웹젠과 엔젤게임즈도 P2E 게임 출시 계획과 함께 위믹스 플랫폼 참여를 선언했다.

P2E 게임을 놓고 규제당국과 게임사의 줄다리가 이어지면서 이용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서비스 중단과 재개를 거친 무돌 삼국지의 경우 '게임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용자들의 환불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무돌 삼국지 공식 커뮤니티에는 이달에만 200건이 넘는 환불 관련 문의가 올라온 상태다. 이용자들은 "170만원을 들여 무돌 삼국지를 이용했는데 서비스가 중단돼 불편을 겪었다" "서비스가 중단돼 투자금이 사라질까봐 겁난다" "환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없으면 더 이상 과금할 수 없을 것 같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용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규제당국과 게임사가 빨리 중재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위가 우려하는 사행성과 게임사들이 주목하는 성장성을 찾을 전향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