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로 네이버 법인과 한성숙 대표를 다음주까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경영진의 직접적인 책임을 물리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위반 혐의에 대해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라 부인하고 있어,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이 혐의 유무를 두고 첨예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30일 "수사 결과 정리를 거의 마무리했다"라며 "곧 송치할 것이고 늦어도 다음주 안엔 이뤄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네이버의 한 개발자가 직속상사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진 후 고용부는 2개월 간 네이버 본사의 괴롭힘 실태를 조사하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괴롭힘 사실은 물론, 경영진이 과거 다수 직원들의 문제제기로 고인에 대한 괴롭힘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사실조사 등 조치를 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른 괴롭힘 사례에선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도 있었다고 했다.

고용부는 특별근로감독 후속조치로 네이버 법인과 한 대표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경영진의 괴롭힘 방치와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위반을 포함해 임금체불(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미지급), 임산부 보호 위반(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시간 외 근로 지시) 등 3가지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와 임산부 보호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할 방침이다. 다만 임금체불에 대해선 적발 후 네이버가 해당 직원에게 임금을 제대로 정산했고 이에 직원들이 처벌을 원치 않아 고용부는 불기소의견을 달기로 했다.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위반 혐의 만큼은 부인해왔다. 지난 10월 고용부 국정감사에서 한 대표는 "고용노동부가 조사하신 내용은 충분히 알지만 내부에서 보고받은 내용으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라고,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특별관리감독 조사에 최선을 다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네이버 법인과 한 대표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라고 대립하기도 했다. 고용부는 최근까지 확실한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수사를 벌였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했는데도 사실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경우(제76조3의 제2항 위반)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나 피해 근로자에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제76조3의 제6항 위반)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한 대표는 임기가 오는 2023년 3월까지 1년 3개월 정도 남았지만, 3개월 후인 내년 3월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부 책임리더에게 대표직을 넘겨주게 된다. 앞서 이해진 글로벌투자총책임자(GIO)가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를 위해 약속한 경영 쇄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