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력난으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LCD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11월 상반월 TV용 LCD 평균가격은 32인치 기준 지난달 하반월 대비 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43인치는 1.1% 내렸고, 55인치와 65인치, 75인치는 각각 3.2%, 2.2%, 1.4% 떨어졌다. 이는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한 지난달과 비교해 하락폭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10월 TV용 LCD 가격은 전달 대비 32인치와 43인치는 각각 13.7%씩 내렸다. 55인치와 65인치, 75인치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13.9%, 7.3%, 4.4%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효과가 촉발한 TV 수요로 LCD 가격은 지난해 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배 넘게 올랐지만 지난 7월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LCD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생산량을 오히려 늘리면서 공급 과잉 현상에 따른 가격 하락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9월 시작된 중국 전력난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중국 정부가 전력 공급을 제한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TV용 통합칩(SoC), 타이밍 컨트롤러(T-Con),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업체들의 생산이 중단, 지난달 말부터 중국 디스플레이 LCD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경제매체 재신은 최근 “지난 7월부터 폭락을 지속해온 LCD 가격이 일부 사이즈를 중심으로 11월부터 반등하고 있다”라며 “일부 대형 패널업체가 공급량을 통제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라고 했다.
중국 쑤저우 쿤산에 위치한 LCD 모듈 업체들이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즈는 “TV용 인쇄회로기판(PCB)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BOE가 B19 생산라인 가동률을 낮춘 상태다”라며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TV를 넘어 IT용 제품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국 업체들이 LCD 생산량 조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LCD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TV용 LCD 패널 가격은 내년부터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 게임, 카타르 월드컵 등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가 내년에 연달아 열린다”라며 “LCD 수요가 늘어나면서 TV용 LCD 가격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LCD 가격이 오르거나 현재 수준만 유지해도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65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대형 제품의 경우 가격이 오를 때 더 빨리 오르는 반면,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