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건 극장에서 이미 다 본 거. 아니면 공짜로 풀릴 것들. 콘텐츠가 너무 부족하고 자막이 엉망이어서 실망이다."
"콘텐츠만 많고 막상 볼 걸 한참 찾아야 하는 넷플릭스와 비교하면, 콘텐츠 질에서 디즈니+가 더 낫다. 가격도 싼데 망설일 이유가 있나."
지난 12일 화려하게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접한 가입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디즈니+는 '디즈니(Disney)', '픽사(Pixar)', '마블(Marvel)', '스타워즈(Star Wars)',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스타(Star) 등 월트디즈니 핵심 브랜드의 영화·TV 프로그램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스트리밍(실시간재생) 서비스다. 월 9900원(연간 기준 9만9000원)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 극장 개봉했던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비롯해 '정글 크루즈' '루카' 등이 올라와 있고, 인기 콘텐츠인 드라마 '로키'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져' '만달로리안' 등을 즐길 수 있어 디즈니 팬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가입해야 할 OTT'라는 평가가 나온다. 디즈니+ 가입자 이석진(38)씨는 "자막은 마치 번역기를 돌린 것처럼 형편없는 게 사실이지만, 더빙 작품이 예상외로 양도 많고 품질이 좋아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라고 했다.
반대로 상당수 가입자 사이에서는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올라와 있는 것만 다 보고 기한이 되면 해지할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이 때문에 2016년 1월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의 초기 문제점이 디즈니+에서도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그러나 초기 국내 상륙 시 콘텐츠 부족,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보고 있다.
뉴아이디(NEW ID)의 김조한 이사는 "마블 등 월트디즈니 콘텐츠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국내 극장 점유율 50%를 넘을 정도로 인지도가 이미 높다"라면서 "가격도 1만원 이하대로 낮게 책정된데다 최근 여러 OTT에 가입하더라도 구독료 부담을 덜기 위해 이를 n분의 1로 나눠주는 스타트업이 등장하는 등 가격에 대한 장벽은 낮아졌기 때문에 국내 OTT 환경은 당시와는 다르다"라고 했다.
김 이사는 이어 "디즈니+가 넷플릭스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막 등 품질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고, 가입자들이 해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킬러 콘텐츠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디즈니+는 미국에는 없는 '스타' 브랜드를 통해 인기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의 스핀오프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을 선보인 데 이어 드라마 '설강화', '블랙핑크: 더 무비'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올해 안에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는 아시아에서 통할 만한 콘텐츠를 한국에서 제작해야 한다는 교훈을 넷플릭스를 통해 충분히 스터디한 상태로 들어왔다"라면서 "이런 콘텐츠의 품질과 신규 가입자들의 반응이 디즈니+의 빠른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