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권 2장 팝니다. 10만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로 하루 관람객이 6000명으로 제한된 지스타에 '웃돈' 붙은 입장권이 등장했다. 애초에 시중에 풀린 입장권이 제한적인 데다가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막 끝낸 게임 이용자들이 지스타에 대거 몰린 탓이다. "입장권 얻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9일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1′현장인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인근에서 모바일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뒤, '지스타'를 검색하면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입장권을 구하려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비싸게 팔려는 사람의 게시글이 여럿 뜬다. 이 중에는 거래가 완료된 것도 있는데, 대부분 4~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스타 2021의 입장권 가격이 성인 1만원, 청소년 5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나 되는 돈을 써야 지스타에 입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중고거래 앱에서 거래되고 있는 입장권은 조직위 측이 정상적인 유통으로 배포한 '정식 티켓'이 아닌 지스타 참가 기업이나, 관련 정부 및 민간기관 등에 무료로 풀린 '초대권' 형태다. 결국 무료 초대권이 버젓이 웃돈까지 붙여져 거래되는 것인데, 이는 곧 '암표'에 해당한다. 암표 거래는 경범죄처벌법과 형법 등에 의거,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지스타에 매년 참가해 온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도 초대권이 암암리에 거래되는 일이 있었지만, 이렇게 비싼 가격이 매겨진 건 처음 본다"라고 했다. 일부 관람객들도 "왜 5만원씩이나 주고 정식 입장권도 아닌 초대권을 사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스타 입장권이 '품귀'를 넘어 '웃돈 거래'까지 이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오전 3500명, 오후 2500명 등 총 6000명으로 하루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탓이 크다. 지난 2019년 지스타에는 행사가 이뤄진 4일간 24만명이 전시 현장을 찾았는데, 하루 6만명 꼴이다.
현재 관람 인원은 2019년 당시의 하루 평균 입장객의 10분의 1 수준으로, 지스타를 운영하는 사무국에서는 관람 인원을 제한하기 위한 소량의 입장권만을 발부했고, 이에 따라 입장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로 지스타 현장 전시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올해 현장 전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이는 주말 입장권은 지난주 매진된 상태다. 입장권은 전량 온라인 판매가 이뤄져, 현장 판매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고거래 앱에서 초대권을 4만원에 구입했다는 한 관람객은 "이미 사전예약 티켓은 모두 동이 났고, 이렇게(웃돈거래)라도 하지 않으면 지스타에 올 수 없을 것 같아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중고로 초대권을 샀다"고 했다.
지스타조직위원회 측은 "초대권은 참가사에 제공한 것이다"라며 "웃돈이 붙은 티켓 문제는 과거에도 있었는데, 사전 대응을 전부 다 할 수는 없고 사후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과 추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적발되면 곧바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7일 개막한 지스타는 온라인 참가를 포함해 40개국 672개사가 1393개 부스를 운영하며 오는 21일 막을 내린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수준의 방역 조치를 적용해 백신 접종 완료자와 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보유한 사람만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