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D램 시장 2위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 첨단화 작업이 미국의 반대로 좌초될 가능성이 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이 펼치는 갈등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D램 팹. /SK하이닉스 제공

18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최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 우시 공장에 들여올 예정이었다. 로이터는 백악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군사 현대화에 도움이 될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막고 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다만 로이터는 미 정부가 EUV 장비 중국 반입을 최종적으로 허용하지 않을 지에 대해서는 해당 관계자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과거에도 중국에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 장비 등이 중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은 회사 D램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EUV 공정 전환 지연은 회사 수익 뿐 아니라 글로벌 전자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로이터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D램 글로벌 수요는 올해에만 전년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관계자의 말을 빌려 "2~3년 후 새로운 스타일의 반도체(차세대 D램 등을 의미)가 SK하이닉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회사는 비용을 절약하고, 생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EUV가 필요할 것이다"라고 했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의 이번 어려움이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의 경우에도 EUV 공정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아직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제한'에 해당하는 공장에는 EUV 장비 도입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는 게 로이터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EUV 도입은 국내도 초기 시점으로, 중국 공장 도입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라며 "앞으로도 회사는 국제 기준을 준수하면서 우시 공장 첨단 공정 전환에 힘쓰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