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최근 방한해 국내 언론과 가진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넷플릭스가 월 최대 2500원으로 17.2%에 달하는 두 자릿수 요금 인상 계획을 기습 발표했다. 최근 방한한 정책총괄 부사장이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가격 인상은)늘 검토 중이다”라고 밝힌 직후다. 국회서 망 사용료 부과 법안 입법이 가시화하자 선반영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국내 인터넷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두고 법정 공방도 벌이는 중이다.

18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날부터 국내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기존보다 최대 2500원 인상된 요금제를 적용한다.

넷플릭스는 2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스탠다드’ 요금제를 기존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1500원(12.5%), 4명까지 접속할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2500원(17.24%) 올리기로 했다. 1명에서 이용하는 베이식 요금제는 월 9500원으로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

넷플릭스가 18일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요금제. 기존과 비교해 스탠다드와 프리미엄이 각각 1500원, 2500원 인상됐다. /넷플릭스 캡처

넷플릭스는 “이 요금제는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적용하며 향후 모든 회원에게 적용될 것이다”라며 “현재 회원은 멤버십을 변경하지 않는 한 요금 변경 30일 전 이메일 알림을 받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기습적인 가격 인상은 딘 가필드 정책총괄 부사장의 방한 직후 이뤄졌다. 앞서 가필드 부사장은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통해 “특정 국가에서 가격을 높일 때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라며 “한국 진출 5년이 넘었는데 한 번도 가격 인상이 없었고, (가격인상을)늘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가필드 부사장이 밝혔던 여러 가지 사안에 국내서 입법 절차를 밟는 ‘망 사용료’ 납부 법안 영향도 포함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국회는 여야 합의로 망 사용료 납부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가필드 부사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망 사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라며 망 사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두고 SK브로드밴드와 법적 공방도 벌이는 중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국내 시장 진출 이후 단 한 번도 가격 인상이 없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스탠다드 요금제와 프리미엄 요금제를 각각 1 달러, 2 달러씩 인상했다. 올해는 일본에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망 사용료 논란 함께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국내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의 수익배분 문제까지 겹친 현시점에서의 가격 인상 결정으로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