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있는 한 가전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LG 올레드 TV를 살펴보는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일제히 늘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프리미엄 가전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3분기 지역별 누적 매출은 LG전자 제품이 판매되는 한국을 비롯해 북미,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중국, 러시아(CIS 포함) 등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했다. LG전자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3조713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44조4812억원보다 20.8% 늘었다.

LG전자 매출이 모든 지역에서 증가한 건 지난해(연매출 기준)에 이어 두 번째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매출 기준 세계 전 지역에서 매출이 늘었는데, 올해 3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 18조원을 넘기면서 또다시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기록을 세웠다.

LG전자의 프리미엄 프라이빗 생활가전 LG 오브제 냉장고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 매출 확대의 비결은 뛰어난 프리미엄 가전 성능과 품질에 있다. LG전자 생활가전은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매년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지역 맞춤형 마케팅이 힘을 보태면서 LG전자는 올해 기존 매출 기준 1위 미국 월풀을 제치고 처음으로 연매출 기준 세계 1위 가전 업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생활가전 수요가 높은 유럽 지역의 매출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LG전자의 유럽 매출은 한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데,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4%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와 미국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1%, 15.1% 늘었다. LG전자 매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은 국내 시장이다. 3분기 누적 국내 매출은 18조976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5.3%를 견인했다.

LG전자 생활가전이 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매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필리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매출인 7조611억원을 거뒀다. LG전자 단일 사업본부가 분기 매출로 7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북미·유럽·중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 생활가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라며 “제품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한 QLED TV 신제품 출시회 모습. /삼성전자 제공

TV 매출이 늘어난 것도 좋은 성적의 비결이다. 올해 3분기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의 매출은 4조1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상승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올레드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면서 매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누적 아시아·아프리카 시장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나면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중국에서 1년 새 매출이 34.4% 증가했다. 삼성전자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걸 고려할 때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7년 중국 매출 비중은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들어 반도체 수출이 늘어나면서 중국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 누적 30.2%로, 전년 동기 25.9% 대비 4.3%포인트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