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TV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현재 TV 제품군의 80%쯤을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TV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점유율 하락과 원재료값 상승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삼성전자 2021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TV 시장은 지난해 2억2547만대에서 2.8% 감소한 2억1914만대로 전망(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32.7%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3분기엔 30.8%로 1.9%포인트 후퇴했다. 지난해 기록한 31.9%와 비교해서도 다소 떨어진 성적이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 초반의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시장 점유율 30%를 넘나드는 TV 제조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올해 삼성전자의 16년 연속 시장 1위 기록은 확실해 보인다. 다만 판매 내림세에 더불어 원재료 매입가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네오 QLED 8K QN900A 공식 소개영상. /삼성전자 유튜브

삼성전자는 QLED와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로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다만 이들 TV에 들어가는 LCD와 미니발광다이오드(LED) 등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중국 업체인 AUO, CSOT, BOE 등에서 주로 공급받는데, 이들이 패널 가격을 쥐고 흔들면서 원재료 매입 부담이 상당하다. 공급망 다변화와 가격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LCD 패널 일부를 공급하나, 그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TV인 마이크로LED TV 역시 패널을 중국 측으로부터 공급받는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디스플레이 패널 구입에 7조9225억원을 썼다. 이는 지난해 3조8647억원에 비해 68% 늘어난 수치다. 지난 2분기에 쓴 4조5277억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다. 이 때문에 CE(소비자가전) 부문의 원재료 전체 매입액에서 디스플레이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22.8%에서 올해 3분기 34.1%로 치솟았다. 이 기간 판매 대수가 전년과 비교해 크게 늘지 않았다면 원재료 매입액 증가로 수익성에 악영향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QD-OLED 생산라인이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업계는 삼성전자가 LCD 패널 매입액 부담을 줄이려면 다양한 디스플레이로 TV 제품군을 확장해야 한다고 본다. LCD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패널 가격의 변동에 수익도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나, 이를 상쇄해줄 다른 디스플레이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QD-OLED TV 신제품을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 즈음에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년 상반기 QD-O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OLED 생태계 확장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이라고 했다.

다만 단기간 내 삼성전자 TV 제품군에서 QD-OLED TV의 비중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 패널의 초기 생산량을 월 3만장으로 잡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만들 수 있는 TV가 연간 100만대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 해 4000만대의 TV를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QD-OLED TV의 초기 판매 숫자는 유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