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의 인공지능(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16일 한국어 '초거대 AI(hyperscale AI)' 언어모델 'KoGPT'를 공개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딥러닝(심층학습) 효율을 크게 높인 차세대 AI다.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빠른 학습이 가능해, 한번 개발되면 기업이 원하는 모든 사업 분야에 바둑의 알파고 수준으로 응용할 수 있는 차세대 AI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네이버가 국내 최초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한 후 약 반년 만에 카카오도 공개한 것이다. 이로써 양대 플랫폼의 초거대 AI 선점 경쟁이 본격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기술을 선점하는 일이 중요해졌다"라며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른 기업의 모델을 사서 써야 하기 때문에 AI 기술 자립도가 떨어지고 앞으로의 (IT 서비스)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KoGPT는 60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갖췄다. 카카오브레인은 장차 이 규모를 100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파라미터는 인간 뇌의 학습·연산 기능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AI의 성능 척도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가 2040억개의 파라미터를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KoGPT가 한국어에 특화됐다고 강조했다. 영화나 상품 리뷰 댓글을 보고 해당 댓글의 평가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별할 수 있다. 긴 글을 짧게 요약할 수도 있다. '3주 동안 식물에게 물을 주었다'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식물이 꽃을 피웠다'처럼 인과관계를 예측해 보여주고 다음 이야기도 스스로 적을 수 있어 AI 소설가 탄생도 기대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카카오브레인은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 말레이시아어 등 모델도 준비 중이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GPT는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리소스와 투자가 필요하다"라며 "GPT를 오픈소스로 개방해 일반 대학이나 스타트업 등의 기술 접근성을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개최하는 카카오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 2021′에서 KoGPT를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