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올해 게임업계 최대 히트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라이온하트)를 계열사로 들였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거래소 개발을 알리기도 한 카카오게임즈가 오딘을 NFT 게임으로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임업계 관측이 나온다.
5일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회사 유럽법인은 최근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라이온하트 지분 약 30.7%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게임즈는 유럽법인에 4500억원을 출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미 라이온하트 지분 21.58%를 가지고 있던 2대 주주로,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총 51.95%의 지분을 확보해 김재영 라이온하트 대표를 제치고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으며,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의 계열사에 편입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분 인수에 대해 "해외 진출이 목적이다"라고 밝혔다. 실제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 지분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판권도 취득했다.
다만 오딘은 해외 이용자의 선호가 떨어지는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MMORPG) 장르를 표방하고 있어 글로벌 흥행에는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카카오게임즈가 북미나 유럽과 같은 거대 시장이 아닌, 해외 첫 진출 국가로 대만을 선정한 것은 대만 게임 이용자 성향이 한국 이용자와 유사해서다.
게임업계는 카카오게임즈가 오딘을 NFT 게임화할 수도 있다고 본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돈 버는 게임(P2E·플레이투언)'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프렌즈게임즈가 NFT 거래소를 만들고 있어 이런 추론에 힘이 실린다. 앞서 지난 3월 카카오게임즈는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사업'을 추가했고, 5월에는 프렌즈게임즈와 가상화폐 발행회사인 웨이투빗을 합병했다. 웨이투빗은 NFT 게임 개발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국내 게임사 중 P2E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위메이드다. 지난 8월 글로벌 출시를 알린 MMORPG '미르4′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게임 내에서 채취한 광물을 가상화폐 '위믹스'로 바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개발한 가상화폐로 현재 빗썸 등 가상화폐 거래소에도 상장돼 있다. 위메이드는 빗썸의 2대 주주인 비덴트의 경영권을 갖고 있으며, 별도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인 '위믹스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라이온하트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어 카카오게임즈와의 협업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게임업계는 라이온하트와 카카오게임즈의 의지만 있다면 오딘의 블록체인화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오딘의 블록체인화·NFT 도입에 카카오 가상화폐 '클레이튼'을 활용한다고 해도,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지갑 서비스인 '위믹스 월렛'에서 클레이튼과 위믹스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이 긍정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오딘의 블록체인 접목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라며 "라이온하트의 목표 중 하나는 기업공개(IPO)로, IPO를 위해선 성과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오딘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블록체인화·NFT 도입을 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NFT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해 앞으로 더 규모가 커질 것이다"라며 "국내외 게임사가 NFT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 연구원은 "NFT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분야는 메타버스고, 메타버스와 게임은 떨어지기 어려운 밀접한 전방 산업이다"라며 "게임 등 메타버스 공간에서 재화와 거래 주체로 NFT가 자리잡는 과정에서 가치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우려할 부분은 국내 규제다. 현재 국내 게임법상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 하는 것은 금지돼 있고, 굳이 국내에서 접속하려면 가상사설망(VPN) 우회를 해야 한다. 이 경우 게임 사행성을 차단하려는 정부 규제가 더욱 강해질 수도 있다는 게 게임업계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