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달 공개한 맥북프로 14·16인치 모델. 이 제품에는 처음으로 미니LED가 탑재됐다. /애플코리아 제공

애플이 노트북 제품인 맥북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하기 위한 검토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레노버, HP, 델, 샤오미 등 글로벌 노트북 업체들이 OLED가 탑재된 노트북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애플이 맥북에 OLED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 및 가격 검토에 나선 것이다.

현재 양산 중인 노트북용 OLED의 대부분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는데, 애플이 맥북에 OLED를 탑재하면 LG디스플레이도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전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LG디스플레이와 OLED 기술을 논의하고 있다. 2023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에 OLED를 처음으로 탑재한 후 맥북과 모니터, 아이맥으로 OLED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동관공장에서 한 직원이 노트북용 OLED 제품의 품질을 검사하는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애플은 2017년부터 스마트폰인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적극적으로 탑재하고 있지만, 맥북에는 여전히 액정표시장치(LCD)를 사용했다. 그러다 지난달 공개한 2022년형 맥북프로에 미니발광다이오드(LED)를 처음으로 적용, 다양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미니LED는 LCD 패널의 한 종류지만, LCD 패널에서 빛을 내는 백라이트유닛(BLU)에 기존 LED보다 더 작은 크기의 미니LED를 촘촘하게 넣으면서 색 재현성과 선명도를 크게 개선했다. 미니LED 소자 크기는 기존 LED 대비 40분의 1로 알려졌다.

애플이 OLED에 앞서 미니LED를 맥북에 적용한 건 미니LED가 OLED와 비교해 가격이 절반 이하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미니LED는 LCD 기술을 활용하는 만큼 생산 비용이 적게 드는데, 수명과 최대 밝기는 OLED보다 우수하다. 이런 이유로 애플이 당분간 맥북에 미니LED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노트북용 OLED 패널은 기기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을 93%까지 개선, 몰입감을 높였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다만 OLED는 모든 픽셀이 자체적으로 색과 빛을 내기 때문에 색 표현과 명암비 등에서 미니LED보다 뛰어나다. 특히 전력 소모가 적고 얇은 두께로 구현 가능해 휴대성이 중요한 모바일 기기에 적합하다. 애플이 아이폰에 OLED를 가장 먼저 탑재했고, 이후 아이패드와 맥북 등에 OLED를 적용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애플은 가격을 낮추면서 OLED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삼성·LG디스플레이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아시아는 "노트북용 OLED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것과 달리 제조상의 어려움이 크고, 생산 규모도 제한되기 때문에 더 큰 비용이 들어간다"라며 "애플이 노트북용 OLED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에 따라 OLED 맥북의 출시 시점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노트북용 O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업계 2위 LG디스플레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제품을 양산하면서 한발 앞서는 모양새지만, TV용 OLED를 생산한 경험이 풍부한 LG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경쟁은 고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