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치 웨이퍼를 활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모습. /TSMC 제공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올해 3분기 성장세를 유지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4분기 반도체 시장의 하락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3분기 사실상 정점을 찍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1448억달러(약 170조3427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6%, 전분기와 비교해 7.4% 늘어난 규모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지난 9월까지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 9월 반도체 매출은 483억달러(약 56조8201억원)로, 지난 8월 472억달러(약 55조6020억원)보다 2.2% 증가했다. 9월 지역별 매출도 모든 지역이 증가세를 보였다. 미주 지역 매출이 1년 새 33.5% 늘어나며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유럽도 32.3% 늘었다. 아시아·태평양은 27.2% 성장했고 일본과 중국도 각각 24.5%, 24.0% 증가했다.

올해 4분기 반도체 시장 전망은 좋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서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PC용 D램(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과 비교해 9.51%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년간 상승했던 D램 가격이 1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와 비교해 3~8%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최대 5% 내릴 수 있다는 게 트렌드포스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부품 수급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으로 내년 메모리 시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것은 사실이다"라며 "다만 과거에 비해 메모리 사이클의 주기나 변동 폭이 줄었고, (삼성전자의) 재고도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평균판매가격 또는 시황에 대해)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