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한정적인 게임과 지식재산권(IP)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게임 개발사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크래프톤은 최근 8788억원에 미국 게임 개발사 ‘언노운월즈’의 지분 100%를 확보한다고 밝혔다. 회사 상장 이후 최대 규모의 M&A다. 언노운월즈는 지난 2001년 설립된 게임 개발사로, 뛰어난 콘솔과 PC 게임 개발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작은 지난 2018년 출시한 콘솔 기반의 심해탐사생존 게임 ‘서브노티카’와 후속작인 ‘서브노티카: 빌로우 제로’다.
언노운월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70억원, 당기순이익은 281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296억원)과 당기순이익(78억원)을 넘었다. 이번 인수로 크래프톤은 기존 블루홀, 펍지스튜디오, 라이징윙스, 스트라이킹디스턴스, 드림모션에 이어 6번째 개발 스튜디오로 언노운월즈를 확보했다.
게임업계는 크래프톤의 언노운월즈 인수를 두고, 다른 게임 개발 회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하거나 투자하면서 약점을 극복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크래프톤은 성공한 대표적인 게임이 ‘배틀그라운드 하나 뿐’이라는 지적을 받아왔고, 콘솔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지난 5월 국내 게임 개발사 드림모션을 인수한 것도 이런 활동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드림모션은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 개발에 집중해 온 회사로,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의 경우 높은 액션성과 독특한 그래픽으로 국내와 일본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약점 극복을 위한 개발사 인수합병과 더불어 새로운 시도도 계속 펼치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 스타라이킹디스턴스는 내년 출시할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그간 크래프톤의 정체성으로 여겨졌던 배틀로얄 1인칭 슈팅(FPS) 게임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미래 먹거리로 중국이 아닌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3월 인도 e스포츠 기업 노드윈게이밍에 225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6월에는 인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업체 로코에 100억원, 인도 최대 웹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에 약 500억원을 투자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언노운월즈 인수로) 북미·유럽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협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언노운월즈의 IP 파워에 크래프톤의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 경험 등이 결합되면 시너지가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언노운즈월즈) 인수는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다양한 IP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게임 산업에서 중요한 성공 공식이 여러 개의 좋은 IP를 확보한 후 이를 모바일로 제작하는 방식인데, 능력 있는 게임 개발사의 인수는 장기 성장 동력원 확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