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의 애플스토어에서 신제품 아이폰13 시리즈를 살펴보는 고객들. /AP=연합뉴스

애플이 올해 3분기(자체 회계기준 4분기)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차질에 아이폰 매출이 타격을 입은 탓이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각) 올해 3분기 매출이 834억달러(약 97조5000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이 두자릿수 성장률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보여줬다"라며 "우리는 계속되는 (공급)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업 부문과 제품 카테고리에서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을 인용해 애플의 이번 실적이 월스트리트저널의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850억달러(약 99조3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CNBC는 애플의 매출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건 2017년 5월 이후 4년 만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그 이유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제품과 서비스 수요가 늘어났지만 올해 여름 시작된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에 아이폰 제조사들이 예상보다 타격을 입었고 동남아 등에선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이 문을 닫는 일까지 벌어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아이폰 매출은 389억달러(약 45조5000억원)로 지난해보다 47% 늘었지만 월스트리트 전망치(410억달러·47조9000억원)엔 미치지 못했다.

애플은 오는 4분기 반도체 공급난과 잠재적 매출 손실이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연말 쇼핑 시즌 덕분에 지난해보다 탄탄한 성장을 이뤄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를 두고 CNBC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3 시리즈의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돈다는 걸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아이폰 외 맥(PC·노트북) 시리즈 판매 매출은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92억달러(약 10조8000억원), 아이패드 시리즈는 21% 증가한 83억달러(약 9조7000억원)를 기록해 시장의 성장률 전망치(각각 1.3%, 6.6%)를 웃돌았다. 앱스토어 수수료, 애플뮤직, 애플TV플러스, 광고 등 서비스 사업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6% 늘어 아이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순이익은 205억달러(약 24조원)로 시장 전망치(202억달러·약 23조6000억원)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