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 게임 ‘미르4′ 성공으로 1년 만에 주가가 800% 이상 뛰며 시가총액 5조원을 넘은 위메이드가 본격적으로 게임-블록체인 연계에 힘을 싣는다. 위메이드는 내년 안에 100개의 게임을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플랫폼’에 얹을 계획으로, 이를 통해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

29일 위메이드에 따르면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 글로벌 버전’은 최근 동시접속자 100만명을 달성했다. 단일 MMORPG가 동시접속자수 100만명을 넘은 건 보기 힘든 대기록이라는 게 게임업계 설명이다. 지난 8월 출시된 이 게임은 현재 미국, 인도,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국가뿐 아니라 브라질, 멕시코, 필리핀 등 전 세계 170개국에서 12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서비스 초기 11개에 불과했던 운영 서버는 아시아 64개, 유럽 13개, 북미 32개, 남미 21개, 인도 6개 등 총 169개로 늘어났다.

미르4가 이렇게 단기간에 인기를 높일 수 있었던 배경으로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 요소가 꼽힌다. P2E는 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것을 의미한다. 미르4 이용자는 게임 내에서 ‘흑철’이라는 광물을 캘 수 있는데, 흑철을 10만개 모으면 ‘드레이코’라는 코인으로 바꿀 수 있다. 드레이코는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지갑 ‘위믹스 월렛’에 넣으면 가상화폐 ‘위믹스’로 바뀐다. 위믹스는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상장돼 있어 이용자는 언제든지 위믹스를 현금화 할 수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위믹스의 지난 28일 오후 5시 40분 기준 시세는 4840원이다.

미르4는 중남미, 동남아 등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흑철을 하루 24시간 동안 한 달 내내 생산하면 40만~45만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유성만 리드투자증권 연구원은 “약 40만~45만원은 중남미, 동남아, 동유럽 등 저임금 국가와 일반 이용자를 유입하기에 충분한 ‘당근효과’가 있다”고 했다.

미르4가 인기를 끌면서 위메이드의 주가도 상승 곡선을 탔다. 지난해 12월 23일 1만7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28일 장마감 기준으로 16만100원까지 치솟았다. 무려 842%가 뛴 것이다. 위메이드의 시가총액은 5조3242억원(28일 기준)으로 코스닥 6위다.

위메이드는 본격적으로 게임과 블록체인의 연계를 노린다. 최근 블록체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흡수합병하겠다고 공시한 것도 이런 전략의 하나다. 위메이드 측은 “게임과 블록체인을 연계하는 메타버스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위메이드트리는 지난 2018년 설립됐으며, 블록체인 게임과 플랫폼 사업,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거래소 등을 개발·서비스하는 회사다. 가상화폐 ‘위믹스’는 이 회사가 개발한 것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게임 유통 플랫폼 ‘위믹스 플랫폼’의 운영을 앞두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위메이드 제공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내년 말까지 100개의 게임을 위믹스 플랫폼에 올리고, 위믹스를 기축통화로 해 게임 코인과 NFT를 발행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위믹스를 사용하는 게임을 모아 일종의 ‘토큰이코노미’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메이드가 개발한 게임뿐 아니라, 중소 게임사도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을 만들어 위믹스 플랫폼으로 유통한다면 ‘P2E’ 게임을 서비스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내의 경우 블록체인 게임 사업이 현재 불가능한 상태다.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하는 것은 법적으로 막혀있기 때문이다. 다만 게임업계는 최근 정치권에서 메타버스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블록체임 게임 규제도 재논의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법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라며 “다른 산업군에서도 블록체인이 이슈로 부상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했다.

김창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메이드의 경우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평가받은 사례로 본다”라며 “과거에는 게임과 같은 콘텐츠는 게임 자체의 판매에 국한돼 있었지만, 앞으로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