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카메라 구멍을 디스플레이 패널 아래에 숨기는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기술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 구멍을 없앤 풀스크린 구현을 놓고 업계 최초 UDC 상용화에 성공한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23년까지 빛 투과율 20%를 목표로 하는 UDC 양산 계획을 수립하고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UDC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탑재해 중소형 OLED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UDC는 평소에는 카메라 구멍이 보이지 않다가 카메라를 사용할 때 모듈 부분의 패널이 투명하게 변하는 기술을 말한다. 카메라가 탑재된 부분의 디스플레이 픽셀 밀도를 낮추고, 투명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풀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낮아진 픽셀 밀도가 흡사 모기장처럼 보이면서 밝은 화면을 볼 때 눈에 거슬린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많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UDC는 해상도를 400PPI(Pixels Per Inch) 이상으로 구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눈에 거슬리는 낮은 픽셀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동시에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폴리이미드(PI) 기판 대신 투명 PI 기판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해상도와 빛 투과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
전자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아이폰 탑재를 염두에 두고 UDC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한 상황에서 중소형 OLED 최대 고객사인 애플 아이폰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UDC 기술 개발에 나섰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UDC 기술 개발이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하는 동시에 중국 BOE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Z폴드3에 UDC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고, BOE는 내년 초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UDC를 적용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UDC 기술은 현재 시점에서 풀스크린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격자무늬가 보이고 선예도(사진이 얼마나 선명한지를 나타내는 요소)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라며 “결국 픽셀 밀도와 빛 투과율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느냐에 따라 업체 간 승패가 결정될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2(가칭)에는 UDC를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율(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과 기술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UDC 기술은 당분간 중국 업체들이 만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