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폴드·플립3. /조선비즈DB

삼성전자와 애플이 하반기 내놓은 스마트폰이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 신규 가입자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5G 품진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와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강조했던 “20배 빠른 속도”를 위해서는 28㎓(기가헤르츠) 기지국 구축이 필수인데, 연말까지 약속한 기지국 수 구축 이행률은 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13 GIF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총 178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708만명)보다 70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르면 10월 중 국내 5G 가입자 수는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투자증권은 하반기 월평균 5G 가입자 순증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Z폴드·플립3는 첫날 사전 개통에 27만명이 몰려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예약 판매 대수도 100만대를 넘어섰다. 10월부터 애플 아이폰13 판매도 본격화한다. 아이폰13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진행한 예약판매에서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품절’ 행진을 이어갔다.

시민단체가 5세대 이동통신(5G) 피해 조사 결과와 개선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늘어나는 5G 가입자 수와 함께 품질 논란도 커지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5G 품질 문제가 세계 최초 상용화 이후 3년째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8㎓ 기지국을 올해 연말까지 4만5000개 구축하기로 했는데 아직 120개만 구축됐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도 “4만5000개를 이 속도로 깔려면 800년이 걸린다”라며 “이 속도면 6G가 구축되는 게 빠를 것이다”라고 했다.

28㎓ 기지국은 4세대 이동통신(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핵심 요소다. 정부는 지난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하며 통신 3사에 올해 연말까지 총 4만5000개의 28㎓ 기지국 구축 의무를 부여했다. 그러나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에 설치된 기지국 수는 200개도 되지 않는다. 이행률 0%대다.

정부는 통신 3사에 기지국 구축을 독려하는 등 연말까지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이후 내년 4월까지 실적을 제출받아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통신 3사가 망 의무 구축 기준에 미달할 경우 주파수 할당 취소와 이용 기간 단축 등 제재를 하겠다고 명시했다.

통신 3사는 이미 28㎓ 주파수 관련 비용을 회계상 손실처리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으로도 정부와 약속한 기지국 구축을 힘들게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G 가입자들은 통신 3사의 기지국 구축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원활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통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5G 집단소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주원은 지난 9월 말 2차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오는 11월 3차 소송도 계획 중이다. 법무법인 주원 김진욱 변호사는 “기존 가입자는 물론 신규 가입자 역시 스마트폰 약정 기간 동안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