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가 생산하고 있는 플렉시블 OLED 패널 모습. /BOE 제공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노트북과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8세대(2200㎜×2500㎜) 생산라인 개발에 착수했다. 6세대(1500㎜×1850㎜)에 머물고 있는 중소형 OLED 패널 제조 기술을 8세대로 전환, 선두 업체인 삼성·LG디스플레이를 생산량으로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5일 전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BOE는 8세대 기판을 사용해 OLED 패널을 만드는 생산라인 개발을 시작했다. 러시아 정보기술(IT) 매체 iXBT는 “애플이 2023년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에 OLED를 탑재하기로 결정하면서, BOE가 애플 아이패드 부품 공급망에 들어가기 위해 8세대 OLED 전환을 시작했다”라며 “BOE는 2023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8세대 전환을 통해 BOE의 중소형 OLED 생산량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현재 전 세계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은 6세대로 운영되고 있는데, OLED가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 노트북에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업체들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8세대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8세대 생산량은 기존 6세대와 비교해 유리 원판 기준 2배이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세대와 유리 기판 크기 설명도.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문제는 8세대 생산라인에 사용할 수 있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인장기 등 핵심 장비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OLED 패널 생산 과정에서 OLED 소자를 유리 기판에 입히는 증착은 가장 중요한 공정으로 꼽힌다.

업체들은 현재 OLED 소자를 가열해 소자가 수증기처럼 위로 올라갔다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증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FMM은 소자가 서로 섞이지 않고 정확한 위치에 증착되는 역할을 담당한다. 다만 FMM은 두께가 얇고 가벼워 크기가 커질 경우 가운데 부분에 주름이 생기고, 결국 낮은 수율(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의 원인이 된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FMM을 작은 셀 단위로 만들어 조립하고, 기판을 세로로 세워 증착을 옆으로 하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BOE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OLED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레드·그린·블루(RGB) 소자를 함께 증착하는 게 아닌 하나의 소자만 증착하는 오픈메탈마스크(OMM)를 적용하기 위한 시도가 대표적이다. BOE는 이런 기술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FMM 선두 업체인 일본 DNP와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고 있는 노트북용 중소형 OLED 모습. /LG디스플레이 제공

BOE는 8세대 OLED 전환을 통해 태블릿과 노트북용 OLED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용 OLED의 경우 이미 삼성·LG디스플레이가 시장을 선점하는 만큼 아직 시장이 개화하지 않은 태블릿과 노트북용 OLED 시장을 공략, 전체 중소형 OLED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삼성·LG디스플레이도 8세대 OLED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8세대 OLED 전환을 위한 투자 심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4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최근 6세대 OLED 생산라인을 위한 3조3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만큼 8세대 전환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삼킨 BOE가 8세대 OLED 전환에 서두르는 이유는 결국 생산량을 늘려 삼성·LG디스플레이를 따라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라며 “당장은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에서 한발 앞서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