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금교섭에 나섰지만,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 끝에 1시간 20분 만에 상견례가 종료되는 등 난항이 예고된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 노사는 5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2층 교섭장에서 상견례를 시작으로 2021년도 임금협상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 8월 노사는 회사 창립 52년 만에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꾸렸다.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삼성전자 안에 조직된 4개 노조가 모두 참여했다. 노조는 전 직원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자사주 1인당 107만원 지급,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려금 1인당 350만원 지급, 매년 영업이익의 25% 성과급으로 지급 등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요구안은 삼상전자가 지난 3월 사내 노사협의회의 협상에서 정한 7.5%의 임금 인상안을 넘어서는 것으로, 향후 교섭에서 노사 견해 차이를 얼마나 좁힐지가 관건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은 노사 교섭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노조 임금 요구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직원 한 사람당 급여는 지난해 수준의 절반 이상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기업 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요구안대로 임금이 결정되면 직원 1인당 급여는 평균 1억8260만원으로, 작년 평균 급여인 1억2100만원보다 약 51% 오른다. 리더스인덱스는 직원 1인당 급여가 6000만원 오르면 삼성전자 당기순이익은 최소 6조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노사 양측은 상견례부터 기싸움을 벌였다. 먼저 노조가 회사 대표 교섭위원이 지난해 전무급에서 올해 상무급으로 내려간 것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노조 측은 “노사 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상견례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조만간 상견례를 다시 열고 정식 교섭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사측은 “노조와 긴밀하게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동종업계인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노사 합의로 기본급 8% 인상을 결정했고, LG전자는 지난 3월 성과연동제 3.5%를 포함한 임금 9% 인상에 노사가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