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웨일북. /웹사이트 캡처

네이버의 자체 운영체제(OS) '웨일'을 탑재한 교육용 노트북 '웨일북'이 한 온라인 판매처를 통해 59만8000원에 판매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기 사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최근 논란에 대해 네이버는 "동일 사양의 제품에 비해 비싸지 않다"라고 했다.

웨일북은 초·중·고등학교 등 교육기관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네이버는 지난달 10일 제품을 공개하며 "전국 10곳의 시·도 교육 현장에서 실제 활용 중인 '웨일 스페이스'(웨일 웹브라우저 기반 교육 플랫폼)의 편리함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라고 소개했다. 개인 소비자뿐 아니라 교육기관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조달청 나라장터 등록 절차도 진행 중이다. 판매 업체 리퓨터는 다음 달 제품을 입고받는다. 리퓨터는 입고에 맞춰 다음 달부터 순차 배송될 것이라고 안내했지만, 네이버는 출시일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웨일북의 주요 사양은 ▲중앙처리장치(CPU) 인텔 셀러론 N4120 쿼드코어 ▲메모리 4GB(기가바이트) 램(RAM), ▲저장 용량 64GB eMMC ▲그래픽카드(GPU) 인텔 UHD 그래픽스 600 ▲11.6인치 크기와 HD 해상도 디스플레이 ▲배터리 용량 42Wh(와트시) ▲무게 1.3㎏다. 원제조사는 중국 레노버다.

8일 네이버에 따르면 웨일북의 판매 업체 중 하나인 '리퓨터'는 네이버와의 계약에 따라 웨일북을 59만8000원의 가격에 팔기로 했다. 네이버는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해선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당 가격은 웨일북의 대표 가격이라고 볼 수 없다"라며 "해당 가격으로 다른 제품과 비교하더라도 웨일북이 비싸다는 주장엔 오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가격에 특히 신경을 쓰는 이유는 지난달 10일 제품을 공개한 후 가격과 관련한 논란에 휩싸여서다. 제품 공개 후 리퓨터는 정가 69만9000원, 할인가 65만6700원에 예약 구매를 진행했다가 일부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으로부터 '사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을 받고 가격표를 내리고 예약 구매도 중단한 바 있다. 네이버가 판매처와의 소통 문제로 잘못된 가격이 안내된 것이라고 해명한 지 약 한 달 만에, 해당 판매처가 정확한 가격을 새로 공개한 것이다.

알려진 가격에 비해 10만원 정도 떨어졌지만 60만원 가까운 가격으로도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같은 제조사(레노버), 같은 시리즈, 비슷한 사양의 다른 제품 가격이 미국 등 해외에선 30만원대에 불과하다는 일부 매체와 누리꾼의 지적이 여전히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일북의 KC인증 정보. /국립전파연구원

국립전파연구원의 국가통합(KC)인증 현황에 등록된 웨일북의 모델명은 '레노버 300e 윈도 2세대, 웨일북 WE1L(Lenovo 300e Windows 2nd Gen, WhaleBook WE1L)'이다. 따라서 웨일북은 레노버가 2019년 출시한 '레노버 300e 크롬북 2세대'에서 OS와 일부 사양을 바꾼 제품으로 보인다. OS와 세부 사양에 따라 다양하게 출시된 여러 300e 제품들 중 웨일북과 사양이 같은 제품을 찾아 서로 비교해보면 가격이 적정한지 파악할 수 있다. 다만 레노버 측 확인 결과 현재 국내에 정식 발매된 300e 제품이 없어, 웨일북과 국내 가격으로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레노버 300e 윈도 2세대 81M90061US웨일북레노버 500e 크롬북 2세대 81MC0042KR
가격아마존: 389달러(45만원·미국 판매가), 직구 시 446달러(52만원)
이베이: 322달러(37만원·미국 판매가), 직구 시 406달러(47만원)
59만8000원(리퓨터 국내 판매가)69만4800원(리퓨터 국내 판매가)
OS윈도10웨일크롬
CPU인텔 셀러론 N4120 쿼드코어인텔 셀러론 N4120 쿼드코어인텔 셀러론 N4120 쿼드코어
메모리4GB RAM4GB RAM4GB RAM
저장 용량64GB eMMC64GB eMMC64GB eMMC
GPU인텔 UHD 그래픽스 600인텔 UHD 그래픽스 600인텔 UHD 그래픽스 600
화면 크기11.6인치11.6인치11.6인치
해상도HDHDHD

아마존·이베이 등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선 비슷한 사양 제품의 가격이 미국 기준 30만~4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특히 '81M90061US'라는 품번을 가진 미국 출시 제품(Lenovo 300e Windows 2nd Gen 81M90061US)은 OS만 윈도10프로를 탑재했고 CPU·메모리·저장 용량·GPU·디스플레이·배터리·무게 등 나머지 주요 사양이 웨일북과 모두 같다. 이 제품의 현지 가격은 30만~40만원대다. 한국 사용자가 관부가세와 배송료를 더해 직접구매(직구)해도 리퓨터의 웨일북 판매가보다 저렴한 40만원 후반대~5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웨일북과 OS만 다르고 나머지 주요 사양이 같은 레노버 노트북이 아마존(위)과 이베이(아래)에서 30만~4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직구 시 40만원 후반~50만원 초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웹사이트 캡처

반면 네이버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의 제품이 아니라 국내 정식 발매된 레노버 제품인 '레노버 500e 크롬북 2세대'(품번: 81MC0042KR)와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퓨터에서도 판매 중인 이 제품은 OS만 크롬을 탑재하고 CPU·메모리·저장 용량·GPU·디스플레이·배터리·무게 등 주요 사양이 웨일북과 동일하다. 가격은 69만4800원이다. 이렇게 보면 50만원대 웨일북은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오히려 웨일북은 HDMI 단자도 추가로 지원하는 등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특징이 있다"라며 "동일 사양의 타 교육용 디바이스와 비교해도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리퓨터에서 69만4800원에 판매 중인 레노버 500e 크롬북 2세대. 웨일북과 OS 제외 주요 사양이 같다. /웹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