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왼쪽)와 올해(오른쪽) 2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삼성전자(005930)가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 화웨이에 이어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신제품 갤럭시워치4 출시 효과 없이도 점유율 순위가 한 단계 상승한 것이다.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1년 만에 27% 성장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달 출시한 갤럭시워치4를 앞세워 애플과 하반기 점유율 경쟁을 본격화한다.

26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7.6%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6.8%)보다 소폭 늘었고 레노버를 꺾으며 순위도 한 단계 상승했다. 2위 화웨이와의 점유율 격차도 지난해 2분기 6.3%포인트에서 올해 1.7%포인트로 줄였다.

삼성전자 스마트워치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43% 늘었다. 전체 출하량 성장률(27%)을 웃돌았고 글로벌 5위권 업체 중 가민(6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2019년 출시한 갤럭시워치 액티브2 이후 아무런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도 점유율 상승효과를 누렸다. 이를 두고 미국의 무역 제재에 따른 화웨이의 부진에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T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전자가 (화웨이가 차지한) 2위 자리에 불과 1.7%포인트 점유율 차이로 더 가까워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화웨이의 스마트폰 문제(troubles)가 스마트워치 사업까지 서서히 번지고 있다”라고 평했다.

1위 애플은 지난해 2분기(30.1%)보다 조금 떨어진 2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말 기준 업계 최초로 애플워치 사용자 1억명을 돌파하고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챙기며 여전히 굳건한 ‘스마트워치 강자’의 저력을 보여줬다. 2분기에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워치 순위에서도 1위 애플워치6, 2위 애플워치SE, 4위 애플워치3 등 3개 모델이 5위권에 들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 액티브2를 3위 자리에 올렸다.

삼성전자가 11일 공개한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4.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4가 등장한 하반기부터 애플과 본격적인 점유율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갤럭시워치4 리뷰 기사를 통해 “갤럭시워치4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 패권에 처음 도전할 수 있는 삼성 제품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갤럭시워치4는 기존 모델에 탑재했던 자체 운영체제(OS) ‘타이젠’을 버리고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원UI워치’를 처음 탑재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OS가 달라 애플 아이폰-애플워치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기기 간 연동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같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함으로써 메신저, 음원 스트리밍, 피티니스 앱을 스마트폰과 연동하고 워치에 독립적으로 설치할 수도 있어 활용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애플도 하반기 신제품 애플워치7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유출 정보에 따르면 애플워치7은 기존 둥근 모서리 디자인 대신 아이폰12와 같은 각진 모서리 디자인을 갖고 갤럭시워치4처럼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워치7 예상 디자인. 아이폰12 시리즈처럼 각진 모서리 디자인에 그린 색상이 적용됐다. /애플인사이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