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내려 받거나 CD, 팩 등을 사지 않아도 개인 기기에서 게임을 스트리밍해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이 콘솔,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서비스 분야를 넓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연이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한 것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고성능 PC나 고가의 콘솔 게임기가 필요하지 않아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불린다.
MS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세계 3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1' 개막에 앞서 연 단독 온라인 쇼케이스 '엑스박스 스트림'에서 기존에 제공하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엑스박스 등 콘솔 게임기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MS는 현재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 멤버십'에 가입한 이용자에게 PC와 모바일 기기에서 스트리밍 가능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올해 연말부터는 최신 콘솔인 '엑스박스 시리즈 X·S'와 기존 '엑스박스 원'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S 관계자는 "콘솔 게임은 고용량인 경우가 많아, 게임기 저장 용량이 가득 차면 게임을 삭제하고 깔아야 했지만, 콘솔용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런 단점이 없어진다"라며 "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통하게 되면 최신 엑스박스용으로 출시된 게임도 구형 엑스박스 콘솔로 즐길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MS의 선택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성장에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지난해 말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5억8500만달러(약 6800억원), 오는 2023년이면 48억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파른 성장세에 글로벌 IT 공룡들도 주목하고 있다. 구글은 '스타디아'를 개발 중이고, 아마존과 엔비디아가 각각 '루나', '지포스나우' 등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내놨다. 최근에는 페이스북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페이스북 게이밍'을 선보이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위에서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게임을 할 수 있으며, 북미 시장 위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회사인 컴투스는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를 페이스북 게이밍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컴투스 측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진출하면 기존 모바일 기기에 더해 PC에도 게임을 지원할 수 있다"며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를 타깃으로 확대해 신규 수익 창출에 나설 것이다"라고 했다.
페이스북 게이밍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려면 별도의 서버를 만들어야 하는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하나, 컴투스는 확장하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더 큰 이득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앱스토어에서 게임 앱을 설치해야만 서머너즈워를 즐길 수 있었다면, 페이스북 게이밍을 통하면 페이스북 모바일 앱이나 PC 페이지를 통해서 간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관심을 두는 것과 달리, 아직 국내에서는 이 시장 흐름을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도 일부 보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사용자 숫자는 미비한 편이다. KT가 직접 개발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의 경우 출시 1년이 지났지만, 누적 사용자는 15만명에 불과하다.
김영진 청강대학교 게임학과 교수는 "현재는 클라우드에서 실시간으로 고용량의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술력이나 게임 콘텐츠 확보가 부족해 국내에서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확산이 더딘 것처럼 보인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게임 개발사들도 클라우드 게임 진출을 고려하고 있고, 특히 메타버스 기반의 플랫폼이나 로블록스 내에서 게임 콘텐츠가 활성화되고 있어 시장 성장은 당연한 일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