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이동통신사업(MNO) 대표가 구독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구독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오는 2025년까지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넘는 360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을 온라인 쇼핑 플랫폼 11번가에 들여온 데 이어 다양한 파트너와 먹거리부터 디지털, 모빌리티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쿠팡 등 이커머스 전문기업은 물론,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이 선보인 구독 서비스 플랫폼 T우주. /SK텔레콤

◇ SKT ‘T 우주’ 출시로 구독 시장 진출…”Born to be 구독”

SK텔레콤은 25일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독사업 브랜드 ‘T 우주’를 최초로 공개했다. T 우주는 글로벌 기업부터 스타트업, 소상공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전 국민이 이용 가능한 구독 플랫폼을 추구한다는 철학을 ‘모두의 구독 유니버스, T 우주’라는 슬로건에 담았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T 우주는 다양한 브랜드와 고객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하며 함께 성장하는 구독 유니버스를 지향한다”라며 “T 우주의 ‘T’는 통신을 의미했던 기존의 ‘T’에서 더 나아가 Technology, Tomorrow,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Together를 의미하는 T로써 앞으로 지금까지 본적 없는 구독의 새로운 신세계(유니버스)를 펼쳐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구독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알리며 구독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사업자라고 자평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이동통신사업(MNO) 대표는 “많은 소비재 사업자들과 소비자들의 구독 서비스 니즈(요구)가 있었고, 공급자와 소비자를 가장 잘 연결할 수 있는 사업자가 누군가라고 했을 때 통신사업을 35년 동안 했던 SK텔레콤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많은 유통채널과 사업 노하우,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T) 요소를 결합하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호 11번가 대표가 11번가 애플리케이션 내 입점한 아마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뉴스룸 캡쳐

◇ 11번가로 들어온 세계 최대 쇼핑몰 ‘아마존’…”한국사이트로 느낄 것”

SK텔레콤이 이날 선보인 구독 서비스 핵심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 국내 온라인 플랫폼 11번가에 입점했다는 점이다.

이상호 11번가 대표도 “지난해 11월부터 아마존과 프로젝트를 시작해 오는 8월 31일 그랜드 출시를 하게 됐다”며 “아마존은 해외 12개 국가에 직접 진출해 사업을 진행 중인데, 13번째 국가인 한국에서는 11번가와 제휴로 출시하며 현지사업자와 제휴한 것은 한국이 최초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11번가에 입점하는 ‘Amazon 글로벌스토어’를 통해 Amazon.com에서 판매 중인 상품을 11번가 쇼핑환경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수천만개의 상품이 입점되며, 구독 패키지 가입 시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또 국내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16만개 이상의 ‘특별 셀렉션’ 상품을 선별해 평균 4~6일 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은 기존 해외 직구와 달리 이번 서비스에서 이미지와 텍스트 등을 한국어로 바꾸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제품 구매 시 한국 사이트라고 느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배달의민족 등 요식업과 구글 원, 웨이브 등 디지털 서비스는 물론, 모빌리티 서비스, 화장품, 교육에 이르기까지 소비 생활 전반의 파트너를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약 100개 사업자와 추가로 협의 중이며 지속해서 제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구독 서비스 플랫폼 T우주. /SK텔레콤

◇ SKT, 3000兆 구독 시장 정조준…네이버·카카오·쿠팡과 경쟁

구독 경제는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외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구독시장은 오는 2025년 3000조원, 국내 시장은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과 주 소비층인 MZ세대와 맞물려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구독 시장에 진출한 배경이다. 회사는 오는 2025년까지 구독 가입자 3600만명, 거래액 8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구독 서비스는 월 9900원의 우주패스 올과 4900원의 우주패스 미니로 구성한다. 우주패스 올과 미니는 모두 11번가 3000포인트, 아마존 무료 배송과 1만원 할인 쿠폰, 구글 원 멤버십 100GB를 기본 제공한다. 우주패스 올의 경우 월 8000원~1만원 상당의 개별 구독 상품 1가지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첫 달 우주패스 미니는 100원, 우주패스 올은 1000원으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SK텔레콤의 구독 시장 진출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 테크기업과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웹툰을 비롯한 콘텐츠 중심으로 정기구독 멤버십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생필품이나 먹거리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최대 6% 적립 혜택을 내세워 구독자 모으기에 나섰다.

카카오도 지난 6월 정기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상품과 서비스 제공 협력사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더 많은 선택의 폭을 제공해 소비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 식품과 가전, 생필품 등 실물 상품 뿐 아니라 청소, 세탁 등 무형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이미 2015년부터 소비자가 자주 사는 상품을 알아서 배송해주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