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이 수익성을 높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주력하는 8인치(200㎜) 웨이퍼(반도체 원판) 파운드리의 공급 부족현상이 계속되되면서 SK하이닉스 파운드리 경쟁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올해 상반기 매출 3467억원, 순이익 7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3485억원과 비교해 0.5%(18억원) 줄었지만 순이익은 1년 새 42.7%(228억원) 늘었다. 순이익은 2019년 290억원과 비교해서는 2년 만에 2배가 넘게 급증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2017년 7월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사업부를 분사, 설립한 자회사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그동안 충북 청주사업장 8인치 웨이퍼 라인에서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반도체(PMIC),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생산했는데, 올해 초부터 8인치 파운드리 설비를 중국 우시 공장으로 이전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큰 중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수익성이 가파르게 오른 배경에는 계속되는 반도체 품귀현상이 있다. 8인치 파운드리는 주로 자동차용 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에 활용되는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성능을 요구하는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8인치 파운드리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공급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8인치 파운드리 제품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디스플레이 구동칩, 전력반도체 등의 평균 판매가격(ASP)이 전년 동기 대비 최소 20% 이상 오른 상태다.
업계는 8인치 파운드리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수익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지난해 94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는데, 증권가가 예상하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500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가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향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힌 만큼 키파운드리 인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5월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국내 설비 증설, 인수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판단하고, 그 대상을 키파운드리로 보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키파운드리 인수가 유일하다"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중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대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