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쇼크(실적이 기대치보다 저조함)급 실적 부진을 겪은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하루 차이로 하반기 대형 신작을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먼저 25일 넷마블은 마블 지식재산권(IP)의 장점을 극대화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하루 뒤인 26일 엔씨소프트는 무협 세계관을 적용한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한다.
넷마블이 출시하는 모바일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전 세계 240여개국에 동시 서비스된다. 이미 지난 2015년 '마블 퓨처 파이트'로 전 세계 이용자 1억2000만명을 모은 경험이 있던 넷마블은 신작에 거는 기대 또한 남다르다. 글로벌 흥행을 자신하는 것이다. 넷마블에서 마블 IP 기반 게임은 매출 비중도 높은 편이다. 지난 2분기 넷마블 전체 매출에서 마블 IP 게임 비중은 16%에 달했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에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 캡틴 마블 등 친숙한 마블 히어로 8명이 등장한다. 게임의 시나리오는 마블 코믹스 작가인 마크 슈머라크가 직접 썼다. 슈퍼 히어로 집단 '오메가 플라이트'가 다중우주(멀티버스)의 지구가 한데로 모이는 '컨버전스' 위기로부터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블 영화나 코믹스 팬이라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스토리 요소가 꽤 많다. 예를 들어, 캡틴 아메리카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않아 하이드라 세력이 세계를 정복한 '하이드라 제국', '토르'의 고향인 아스가르드 행성이 파괴돼 지구에 정착한 장소인 '미드가르디아' 등이 멀티버스에서 주로 다뤄진다.
커스터마이징(개인 맞춤형) 요소가 극대화된 것도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특징이다. 이용자는 '마스터리' 시스템을 이용해 본인이 선택한 슈퍼 히어로의 게임 스킬을 취향대로 바꾸고 원하는 방식대로 키울 수 있다. 똑같은 '아이언맨'이라도 누가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1 대 1 전투에 특화되거나,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데 적합한 캐릭터로 바뀔 수 있다. 슈퍼 히어로의 코스튬(의상)도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다. 기존 영화 속에 나왔던 여러 코스툼은 물론이고, 게임 전용 코스튬도 준비했다. 코스튬은 부위별로 따로 지정할 수 있어 최대 4억 가지의 조합이 가능하다는 게 넷마블 설명이다.
넷마블의 하반기 실적을 책임지는 '마블 퓨처 레볼루션'의 수익 구조는 기존의 '확률형 아이템'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이지만, 넷마블은 많은 돈을 쓰는 고과금 유저보다는 다양한 이용층을 모두 만족하는 폭넓은 수익구조를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욱 넷마블 사업부장은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캐주얼하고 저변 넓은 게임을 지향해, 수익 구조도 특정 이용자에 집중되지 않도록 준비했다"며 "과금 강제나 낮은 확률에 의존하는 모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게임을 개발한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몬스터의 김건 대표는 "핵심 수익 구조는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코스튬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6일 PC와 모바일 등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크로스플랫폼 MMORPG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한다. 인기 PC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정식 후속작이다. PC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은 지난해 매출 720억원을 올렸다. 출시 전 진행한 사전예약에서는 746만명이 모였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기존 기록이었던 '리니지2M'의 사전예약자 수 700만명을 뛰어넘는 인기였다.
블레이드앤소울2는 전작의 인기 요소였던 액션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가령 몬스터와 싸울 때 다음에 나올 행동을 미리 외워 싸워야 하는 기존의 MMORPG와 달리 몬스터의 행동을 눈으로 바로 보고, 확인해 대응할 수 있도록 판정 시스템의 정밀도를 높였다. 이는 게임 액션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블레이드앤소울 개발진들이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협 소설에서 따온 여러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도 두드러진다. 게임 내 캐릭터들이 탈것을 타고 이동하는 일반적인 MMORPG와 달리 블레이드앤소울2에서는 캐릭터가 직접 하늘을 나는 '경공'을 이동 수단으로 채택했다. 게임 내 직업도 일반적인 MMORPG에서 등장하는 기사, 성기사, 사제, 마법사 등이 아닌 무술가인 '권사', 마법사 역할의 '기공사' 등 동양풍 요소가 많다. 이들의 무기는 권갑과 기공패 등 역시 서양 세계관 게임과는 다른 형식과 모양이다.
블레이드앤소울2의 수익 구조도 '확률형 아이템'이 기본이다. 다만 과거 '리니지 시리즈'에서 악명이 높았던 과금 시스템은 그대로 따르지 않겠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전략이다. 업계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가진 높은 과금 구조의 원인으로 꼽히는 '변신 시스템'이 블레이드앤소울2에는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에 비해 과금 구조가 비교적 가벼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센터장은 "블레이드앤소울 IP의 특징과 이용자 성향을 알고 있어 이에 맞춰 콘텐츠와 수익 구조(BM)를 설계했다"며 "모든 이용자를 아우를 수 있는 수익 구조 균형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