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SK텔레콤

SK텔레콤이 19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픈 플랫폼으로의 확대 청사진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메타버스 공간에서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SK텔레콤이 이프랜드 육성 계획을 밝힌 만큼 네이버 제페토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는 현재 자회사 네이버Z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 중이다. 제페토는 지난 2018년 세계 165개국에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글로벌 가입자 2억명을 보유한 메타버스 ‘공룡’으로 성장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이프랜드 출시 이후 안드로이드와 iOS에 이어 오큘러스퀘스트 버전을 연내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들의 개성에 맞춰 아바타를 꾸밀 수 있도록 하고, 대학축제와 유명 가수 등과의 팬 미팅도 추진해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이동통신(MNO)사업 대표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는 MZ세대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무한한 가능성(if)을 새로운 현실로 바꾸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프랜드가 이용자들의 꿈과 함께 성장하며 5G 시대를 대표할 메타버스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이프랜드 캡쳐

◇모든 가능성이 현실이 되는 공간 ‘이프랜드’…”오픈 플랫폼으로 진화”

SK텔레콤은 이프랜드를 가상공간 내에서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소통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의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프랜드의 명칭은 누구든 되고 싶고, 하고 싶고, 만나고 싶고, 가고 싶은 수많은 가능성(if)이 현실이 되는 공간(land)’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프랜드 이용자는 본인만의 의상이나 아이템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고, 이용자들 간 거래도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연내 이프랜드 내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현재 공통으로 제공되는 룸 테마를 이용자 스스로 꾸밀 수 있는 공간 제작 플랫폼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들이 취향과 목적에 맞는 메타버스 공간을 직접 만들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마켓 시스템이나 공간제작 플랫폼 등으로 이용자들이 단순히 정형화된 메타버스 공간을 방문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들이 직접 이프랜드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가상공간 일지라도 다양한 가능성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오픈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내에서 아바타를 꾸미는 모습. /이프랜드 캡쳐

◇비대면 시대 사회 트렌드 주도…팬 미팅부터 대학축제∙불꽃놀이까지

SK텔레콤은 이날 K팝 데이터 플랫폼인 ‘케이팝 레이더’와 메타버스 K팝 팬 미팅 행사를 이프랜드 내에서 개최한다.

케이팝 레이더는 매달 이달의 아티스트와 신인을 선정해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8월 행사는 이프랜드 내에서 ‘이달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소녀시대 태연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고,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된 그룹 ‘저스트비’ 멤버들이 직접 아바타로 등장해 팬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를 통해 다양한 대형 행사와 이벤트를 지속 개최해 비대면 시대메타버스를 활용한 ‘트렌드 세터’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9월 국내 대학 축제의 대표적 행사인 고연전(연고전)의 응원 대항을 메타버스에서 시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메타버스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불꽃놀이 행사도 이프랜드에서 관람할 수 있게 한다. SK텔레콤과 한화는 지난해 9월 한화가 주관하는 국내 주요 불꽃놀이 행사를 SKT 혼합현실 콘텐츠로 독점 제공하는 전략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이프랜드 캡쳐

◇네이버 제페토에 도전장, 글로벌 진출 추진…다양한 플랫폼 서비스 확대

SK텔레콤은 모바일과 가상현실(VR) 디바이스 등 이용자가 취향에 따라 다양한 기기를 통해 이프랜드에 접속할 수 있게 했다. 지난 7월 출시 당시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 10일 iOS 버전을 추가했다. 연내에는 오큘러스퀘스트 버전을 선보이고 다양한 기기에서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이 메타버스 시장에 신호탄을 쏘면서 네이버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로써 국내 포털 1위 사업자와 국내 1위 통신사업자간의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Z의 제페토를 통해 메타버스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이미 국내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아시아에서도 선두를 달리며 ‘한국의 로블록스’로 불리고 있다. 로블록스는 글로벌 1위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SK텔레콤도 연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증강현실 플랫폼인 ‘점프’로 미국과 홍콩 등에 진출한 경험을 살려 다양한 해외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통해 글로벌 이용자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프랜드 출시로 명실상부 국내 대표 메타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라며 “향후 지속적인 서비스 확장과 전략을 통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메타버스 세상을 넓혀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