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을 책임질 전략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신작 '갤럭시Z' 공개를 이틀 앞둔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위기의 삼성 스마트폰이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13일 출소한다.
반도체 사업부와 함께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스마트폰 사업부는 최근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100조원을 밑돌았다.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 시리즈는 판매 부진에 애플에 밀리고 있고, 갤럭시A·M 등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 무선사업부는 지난 4월부터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 통상 3개월 정도에 걸쳐 해당 사업부의 문제 원인·해결책을 찾는 경영진단은 8월 초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선사업부 경영진단은 2016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말부터 경쟁사였던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 영향권에 들어간 가운데 삼성전자는 리더십 부재로 '불안한 1위(출하량 기준)'에 그치고 있다. 경쟁사들이 빠르게 화웨이 빈자리를 파고들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980만대를 기록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24% 줄었고, 점유율도 3%포인트가량 떨어진 17.6%에 그쳤다. 반면 2023년까지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1위에 오르겠다며 도발한 샤오미는 53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점유율 16.1%로 삼성전자를 1%포인트대로 추격했다. 같은 기관의 6월 집계로만 보면,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샤오미는 프리미엄 전략과 저가 라인을 성공적으로 펼치며 글로벌 출하량을 늘렸다"라며 "삼성·화웨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에서도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라고 했다. 같은 기간 중국 오포, 비보 등도 출하량을 1000만대가량 늘리며 10%대 점유율로 추격 중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사업부가 스마트폰 부진을 메우는 현재 사업 구조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계기로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 매출이 200조원을 넘은 게 2012년인데, 2021년인 현재 여전히 300조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되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큰 의사결정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