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게임 업계에서는 최초로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은 넥슨이 7개의 대형 신작을 깜짝 공개했다. 한번에 신작을 다수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업계 1위를 고수하기 위한 넥슨의 공격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들 신작 게임들이 언제 출시되느냐로 모이고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마감일이 있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우리가 게임을 해본 뒤 재밌을 때 내자는 마음으로 개발 중이다”라며 “게임의 품질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영상

◇ 넥슨 클래식 IP 활용한 마비노기 모바일…2022년 출시 목표

마비노기 모바일은 넥슨의 대표적인 인기 지식재산권(IP) ‘마비노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오는 2022년 출시가 목표다. 2018년 국내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서 최초로 공개된 후 5년여만에 선보이게 되는 셈이다.

기존 이용자의 사랑을 받아온 마비노기만의 콘텐츠와 감성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넥슨 설명이다. 이 대표는 “메인 스트림 시나리오와 마비노기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캠프파이어 등 원작의 익숙한 콘텐츠를 그대로 마비노기 모바일에 가져올 예정이다”라고 했다. 게임 플레이 방식 또한 원조 마비노기를 계승한다. 이용자는 원작의 게임 내 캐릭터(NPC)를 만나고, 채집, 아르바이트, 사냥, 캠프파이어 등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 만의 새로운 기능도 추가된다. 커뮤니티 역할을 강조하는 다양한 감정 표현 수단을 도입하는 것이다. 채팅이 어려운 모바일 환경을 배려한 부분으로 해석된다. 또 가로·세로 화면을 모두 지원한다. 원작 마비노기는 ‘꾸미는 재미’를 강조했던 만큼 모바일 버전에서도 캐릭터 외관을 자유롭게 설정하는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테일즈위버M'의 영상.

◇ 판타지 소설 ‘룬의 아이들’ 원작 테일즈위버M…2022년 출시 목표

지난 2016년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테일즈위버M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테일즈위버M은 올해 서비스 18주년을 맞은 넥슨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테일즈위버’ IP를 기반으로 개발하는 모바일 MMORPG다. 전민희 작가의 판타지 소설 ‘룬의 아이들’이 원작이다.

테일즈위버M 역시 이용자의 추억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기존 테일즈위버의 오리지널 스토리 에피소드 1과 2를 그대로 복원해 퀘스트로 만들었다. 또 초기 에피소드에 등장했던 8명의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세컨드런’과 같은 기존 테일즈위버의 OST도 그대로 적용한다. 물론 변화한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노력도 기울였다. 그래픽 리마스터와 모바일 세로 화면을 지원한다.

김대훤 넥슨 신규개발본부 부사장은 “테일즈위버M에는 원작 스토리와 핵심 콘텐츠를 강화해 이식할 예정이다”라며 “전투의 경우, 상황에 따른 이용자의 판단이 매우 중요해 사용할 스킬의 선택, 타이밍, 스킬 연계 효과에 따라 전투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5일 넥슨이 '넥슨 뉴 프로젝트: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신규 프로젝트 7개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공개된 '프로젝트ER'./ 넥슨 제공

◇ 모두를 위한 공성전…MMORPG 프로젝트ER 2022년 출시 목표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개발 중인 대형 프로젝트 ‘프로젝트ER’ 역시 내년 출시가 유력하다. 프로젝트 ER은 신규 IP MMORPG로 멀티 플랫폼을 지향한다.

프로젝트ER은 MMORPG의 ‘엔드 콘텐츠(게임에서 즐길 수 있는 최종 콘텐츠)’인 공성전에 집중하고 있다. 구역을 나누지 않고, 모든 이용자가 한 채널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원채널 심리스 월드’와 각 거점을 쟁탈하기 위한 결사(길드) 간의 전투를 핵심 콘텐츠로 삼는다. 이 대표는 “기존 MMORPG의 경우 공성전이 최상위 이용자의 전유물인 경우가 많았지만, 프로젝트ER에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성전의 대중화’를 목표로 했다”며 “현실 시간과 같은 24시간 내내 실시간 전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프로젝트ER에는 넥슨 역대 최대 규모의 개발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프로젝트 HP'의 영상

◇ 출시일 가늠하기 어려운 ‘프로젝트HP프로젝트 매그넘오버킬프로젝트 SF2′

‘프로젝트HP・프로젝트 매그넘・오버킬・프로젝트 SF2′ 등 신작 4종은 출시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프로젝트HP는 지난 5일부터 프리 알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출시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게임은 넥슨이 신규개발본부를 설립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오리지널 IP 신작이다.

프로젝트HP는 여러 명의 이용자가 근거리에서 싸우는 백병전(PvP) 액션 장르 PC 게임으로, 세밀하게 묘사된 중세 판타지 전장과 액션이 극대화된 집단 전투, 팀원과의 협업이 특징이다. 다른 능력을 가진 6종류의 일반병사 중 하나를 선택해 전투에 참가하며, 각 캐릭터는 근접 전투, 방어, 회복, 원거리 전투 등 특화된 역할을 수행한다. 근접 전투에 자신이 없더라도 본인에게 맞는 캐릭터를 선택하면 충분히 팀에서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넥슨 측의 설명이다. 전투에서 공적을 쌓으면 강력한 영웅의 화신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프로젝트 매그넘'의 영상.

PC·콘솔을 동시에 지원하는 온라인 루트 슈터 장르 게임 ‘프로젝트 매그넘’은 지난해 모바일 MMORPG ‘V4′를 성공적으로 이끈 넥슨 개발 자회사 넷게임즈의 야심작이다. 다소 생소한 루트 슈터는 무기를 쏘는 슈터 전투에 RPG 플레이가 결합된 장르다.

넥슨은 프로젝트 매그넘의 전투와 액션에 집중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몰입도 높은 극강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쏘는 맛’에 집중했다”며 “한번에 다 쓸어버리는, 말초적이고 본능적인 재미를 극대화했다”고 했다. 액션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사는 실사에 가까운 고품질 그래픽, 다채로운 스킬, 와이어를 이용한 특수 이동, 빠른 전투와 다양한 총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오버킬'의 영상.

네오플이 개발 중인 ‘오버킬’은 넥슨의 대표 IP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3D 액션 RPG 게임이다. 기존 던전앤파이터가 2D 그래픽에 집중한 것과 다르게 3D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던전앤파이터의 일러스트를 3D로 재해석하고 카툰 렌더링과 물리 기반 렌더링으로 오버킬만의 그래픽 스타일을 확립했다. 또 고도화된 아바타 시스템으로, 캐릭터에 수많은 조합이 가능하다.

원작 던전앤파이터의 핵심으로 꼽히는 액션성은 그대로 계승한다. 게임 스토리도 기존의 것을 잇는다. 넥슨은 오버킬에 대규모 협동 콘텐츠를 구현하고 있다. 또 파티 플레이에서 모든 캐릭터의 포지션을 액션 중심으로 변경해 차별점을 둘 예정이다.

'프로젝트 SF2'의 영상.

프로젝트 SF2는 캐릭터 수집형 RPG 장르다. 3D 카툰 렌더링 방식으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래픽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수집형 RPG의 매력은 모으고 키워서 노는 재미”라며 ”캐릭터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넥슨은 프로젝트 SF2를 개발하며 현재 400종 이상의 캐릭터 풀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