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주 메이스 카운티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구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글로벌 3대 클라우드 업체의 성장세가 지난 2분기(4~6월)에도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 본격 확산에 따라 '기업들이 이미 디지털 전환 가속화,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로 인한 매출 급증을 경험한 만큼 지속 성장할 수 있겠느냐'라는 우려를 깨끗이 씻어버린 것이다.

2일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가 집계한 올해 2분기 기업들의 클라우드 지출 규모는 470억달러(약 54조2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보다는 50억달러(약 5조7600억원), 2020년 2분기보다 120억달러(약 13조8400억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빅3의 실적도 고공행진했다. AWS는 2분기에 14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2분기의 매출 증가율(29%)보다도 8%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아마존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이자 직전까지 AWS를 이끌어 온 앤디 재시는 "AWS 성장이 재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AWS에 이어 업계 2위인 MS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등을 포함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 부문이 173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났다고 밝혔다. AWS와 경쟁하는 애저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51%가 늘었다. 이 기간 구글 클라우드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46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도 지난해 2분기 14억달러에서 이번 분기 5억9100만달러로 크게 줄였다. 구글 측은 실적 발표에서 "수익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클라우드에서 계속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세 회사는 시장 점유율 61%를 차지하고 있다. AWS가 31%로 선두를 지키고 있고, MS(22%), 구글(8%)이 그 뒤를 잇고 있다. 구글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지만, AWS와 MS의 클라우드 전쟁 양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예로 최근 두 클라우드 공룡은 미 국방부(펜타곤)가 진행한 100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합동방어인프라(JEDI) 클라우드 계약을 두고 격돌하기도 했다. 2019년 이 계약은 MS가 독점 공급하기로 했으나, AWS가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방부 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두 회사가 결국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최근 결론났다.

클라우드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지를 기업에 어필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과거처럼 자사 건물 전산실에 자체 서버(대형 컴퓨터)를 두고 데이터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클라우드 기업에 데이터 저장·관리를 맡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쏟아지는 데이터 저장·처리소인 데이터센터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날리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이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담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복귀 등을 계기로) 정부들의 관련 규제는 계속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를 평가하고 멀티 클라우드 전략(복수로 업체 선정)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WS는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MS 역시 같은 시한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며, 수중 데이터센터, 수소 연료전지 등으로 혁신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고객들이 탄소 배출량을 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산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구글은 자사 모든 데이터센터에 전력효율지수(PUE)를 공개하고 있다.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가용성에 따른 전력작업 부하를 지원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