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카 이미지. /현대자동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가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구축을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 방식을 두고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업계는 어느 쪽이든 이른 시간 내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토로한다.

26일 과기정통부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현재 두 부처는 올해 C-ITS 본사업 추진에 앞서 통신기술 표준 제정을 위해 논의 중이다. C-ITS는 자동차 간 또는 자동차와 인프라 상호 통신으로 교통안전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이다. 통신과 융합이 필수적으로, 주파수의 기술 표준이 정해져야 한다.

과기정통부와 국토부 모두 중장기적으로 셀룰러기반차량·사물통신(C-V2X) 도입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기술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뚜렷하다.

C-V2X 통신방식은 이동통신에서 진화한 기술로 LTE-V2X와 5G-V2X 등으로 구성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4세대 이동통신(LTE)에서 5세대 이동통신(5G)으로 발전한 것처럼 LTE-V2X와 5G-V2X는 비용 절감과 기술적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첫 출발을 이동통신이라는 같은 계열로 해야 앞으로 기술적, 산업 생태계적으로도 일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역시 중장기적으로 C-V2X 도입에 동의하고 있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LTE-V2X보다는 단거리 무선통신 기술(DSRC·WAVE)을 통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약 10년 동안 표준화와 실증 작업을 진행한 DSRC와 달리, 2017년 새로 만들어진 LTE-V2X는 안전성 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LTE-V2X는 업체들도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며 “상용화를 할 게 아니라면 당장 검증된 DSRC를 적용한 후 5G-V2X로 넘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기정통부는 금방 해결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해결이 안 됐다는 의미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C-ITS는 단기간에 구축 후 폐기하는 사업이 아니라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세계적으로도 대세가 되고 있는 기술인 만큼 이를 고려해 법과 재정을 투입하는 게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LG유플러스

현재 통신업계는 ITS(지능형 교통체계) 구축사업에서 DSRC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강릉시로부터 ITS 구축사업을 수주했는데, DSRC-RSE(노변기지국)을 구축 중이다.

다만 통신사들은 DSRC, C-V2X 등 모든 인프라 구축을 할 여력이 있는 만큼 정부 부처의 기준 확립을 촉구하고 있다. 국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이동통신 방식으로 가면 좋겠지만, 당장 수주를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든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떤 방식이든 구축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일관적인 기준을 이른 시일 내 결정해줘야 사업 준비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국토교통부 및 한국도로공사

정부가 자율주행 인프라 기준을 두고 견해차를 보이는 사이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C-V2X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5G자동차협회(5GAA)는 LTE-V2X와 5G-V2X가 각각 2022년, 2026년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5GAA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자동차 업계와 퀄컴 등 세계 100개 이상 업체가 회원사로 있다. 국내에선 SK텔레콤, KT 등이 회원사로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