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수리 기사가 에어컨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제공.

낮 최고기온이 35℃를 웃도는 역대급 폭염이 시작되면서 에어컨 애프터서비스(AS) 접수가 급증하고 있다. 수리 기사가 방문하는 데 일주일이 넘게 걸리면서 올여름 에어컨 AS 대란(大亂)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는 급증하는 에어컨 서비스 접수에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 비상대기 시스템을 지난주부터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가능 인력을 최대한으로 늘려 서비스 대기 시간을 줄이겠다는 조치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수리 기사를 교육하는 기술 강사를 현장에 배치하고,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주로 수리하는 기사들을 교육해 에어컨 서비스에 투입하고 있다. 또 서비스 특성상 2인 1조로 투입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일반 사무직원을 현장에 투입해 서비스 가능 인력을 분산시키고 있다.

LG전자는 사업부 직원과 교육을 이수한 협력업체 계약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인력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서비스 기사의 불필요한 이동 시간을 줄이기 위해 현장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탄력근로제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된 모습. /연합뉴스

가전업체들이 비상대기 시스템을 운영하는 건 지난주부터 에어컨 서비스 접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에어컨 업체들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일주일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올해는 이른 장마 후 폭염이 빨리 시작되면서 지난주부터 에어컨 서비스 접수가 몰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올해 열대야는 예년과 비교해 3주 정도 빨리 시작했다는 기상청 분석이 있었다"라며 "지난주부터 에어컨 서비스가 몰리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에어컨 서비스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집에서 근무하는 소비자들의 에어컨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서비스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업체들은 접수된 서비스의 30%가 수리 기사 방문 없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자가 점검을 필수적으로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통계를 보면 서비스 접수 3건 중 1건은 리모컨 배터리가 없거나 전원선을 멀티탭에 연결해 과부하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 등에 해당한다"라며 "제조사 홈페이지에 가면 자가 점검 방법이 있으니 꼭 확인하는 걸 추천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