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등 포털사이트를 운영 중인 '플랫폼 공룡' 네이버가 유독 동영상 시장에서만큼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판 유튜브'를 표방해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한 '네이버TV'에 이어 최근 글로벌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틱톡 등 숏폼 비디오(짧은 동영상) 시장까지 출사표를 던졌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네이버로선 새로운 광고판이 될 수 있는 동영상 시장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릴 수밖에 없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네이버TV에서 사용자들이 주로 보는 톱100 콘텐츠에 들어가 보면 일부 뉴스, 스포츠, e스포츠 등의 콘텐츠를 제외하곤 대부분 방송사의 프로그램 다시보기·미리보기 영상이 차지하고 있다. 한성숙 대표가 지난 2018년 동영상 투자를 강화해 구글 유튜브처럼 다양한 창작자가 동영상을 쉽게 만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지 3년이 흘렀지만 나아진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픈 플랫폼인 유튜브와 달리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네이버의 구조적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 동영상 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올릴 수 있는 동영상 판을 운영하겠다는 게 네이버의 전략이지만, 국내 법·제도의 영향으로 콘텐츠 업로드와 소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도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라면서 "네이버로선 유튜브에 올라올 수 없는 저작권 방송 콘텐츠 중심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에서는 방송사가 직접 채널을 운영하며 예고편, 하이라이트 등 동영상을 올리는 경우를 제외하곤, 이런 종류의 콘텐츠 업로드 자체가 저작권 문제로 자동으로 막혀 있다.
지난해부터 네이버가 시작한 숏폼 동영상 서비스인 '블로그 모먼트(하단 영상 참조)' 역시 활성화가 안 되고 있다. 블로그 모먼트는 블로거들이 글이나 사진뿐 아니라 짧은 영상으로도 콘텐츠를 쉽게 올릴 수 있도록 툴(도구)을 제공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블로거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챌린지 등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아직 존재감이 미미하다.
현재 기준 네이버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광고 수익 중 동영상 트래픽 기여도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이버는 1등 검색 플랫폼의 지위를 활용해 검색 결과에 대응, 연관 광고를 노출시키는 '검색광고'와 서비스 내 주요 지면을 할애해 배너·동영상 형태로 광고를 노출하는 '디스플레이 광고'를 운영 중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네이버의 전체 광고수익은 전체 매출(1조4991억원)의 절반이 넘는 7527억원이었으나 동영상 광고가 포함된 디스플레이 부문은 1830억원에 그치고 있다. 회사 측은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을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동영상보다는 배너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4분기) 기준 국내 일평균 트래픽 1위는 유튜브를 운영 중인 구글로 전체 26%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5%, 네이버는 1%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매출이 광고인 네이버는 새롭게 광고할 수 있는 판을 지속적으로 내줘야 신규 매출이 생기지만, MZ세대가 유튜브, 넷플릭스 중심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다 보니 동영상에서만큼은 회사의 노력에도 성장세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