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전경.

SK텔레콤이 일부 가입자들의 반발에도 오는 8월 9일로 예정된 멤버십 개편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8월 9일 멤버십 약관 변경을 앞두고 최근 이용자들에게 동의하지 않을 경우 멤버십 회원 탈퇴 절차를 통해 탈퇴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지를 전달했다. 또 개정 약관에 거절 의사를 표시하지 않거나 멤버십 회원 탈퇴를 하지 않을 경우 개정 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보고 개편된 안을 적용한다고 했다. 이번 멤버십 개편은 지난 1997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SK텔레콤이 멤버십 개편을 앞두고 가입자들에게 발송한 문자메세지. /독자 제공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7월 1일 ‘멤버십 회원약관·서비스 개정에 따른 사전 안내’ 공지를 통해 8월 중 멤버십 혜택을 개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개편은 멤버십 혜택 중 하나인 할인을 ‘적립’으로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기존 멤버십 할인 매장에서 즉시 10%를 할인받았다면, 이를 포인트로 적립해 다른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SK텔레콤의 설명과 달리, 멤버십 가입자들은 “쌓아두는 것보다 당장 할인받는 게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SK텔레콤이 통신 업계 1위 지위를 남용하고 가족 할인 등으로 묶어둔 가입자를 볼모로 삼았다고 비판한다. T멥버십 가입자 수는 1400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번 개편안이 ‘개악’이나 다름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일부 이용자들의 반발에도 멤버십 개편을 강행하기로 했다. 여론을 의식한 듯 최근 멤버십 개편을 앞두고 판촉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이달과 다음 달에 걸쳐 총 2000포인트를 미리 적립해주고 9월까지 일부 제휴처에서 기존 적립률보다 2배 더 적립해준다고 했다.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통신 업계가 멤버십 혜택 줄이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통신업계는 앞다퉈 멤버십 혜택을 늘리며 가입자 잡기에 나섰지만, 이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사실상 국내 통신업계가 3사로 굳혀졌다. 통신사로서는 굳이 멤버십과 같은 마케팅 비용을 소비하는 것보다 멤버십 제휴 등을 통한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 확장에 나서는 게 이득이다.

SK텔레콤이 멤버십 개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제휴처를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선 추가되는 제휴처는 커피숍 폴바셋, 카셰어링 브랜드 그린카는 물론, 숙박 예약 사이트인 호텔스닷컴, 트립닷컴 등 약 30곳이다. 다만 이번 개편으로 제휴를 종료하는 곳도 20여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