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의 매출이 떨어지고 IPTV 매출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조선DB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인터넷TV(IPTV) 3사는 지난해 최고의 호황을 누린 반면, CJ ENM 등 방송채널사업자(PP)에게 주는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엔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사용료를 올리라'는 CJ ENM과 '이미 충분히 주고 있다'는 IPTV 3사의 갈등 상황에서 정부기관 통계가 나온 만큼, 그간 잠잠했던 양측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CJ ENM은 이 통계를 근거로 "콘텐츠의 가치가 과소평가됐다"는 기존 목소리를 높이는 입장을 밝혔고, IPTV 진영은 이를 부인하며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

◇ IPTV, 두 자릿수 매출 성장…'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률' 낮춰

30일 방송통신위원회의 '2020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IPTV 3사의 지난해 방송사업 매출은 4조2836억원으로 전년(2019년)보다 11.1% 증가했다.

지상파는 1.4% 성장에 그쳤고 종합유선방송(SO)·위성방송 등 나머지 방송사업자들은 일제히 역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IPTV 3사가 방송 업계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모든 방송사업자를 합친 전체 방송사업 매출도 18조106억원으로 전년보다 1.9% 느는 데 그쳤다.

IPTV 3사는 영업이익에서도 업계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5% 증가해, 그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PP(12.4%)와도 두 자릿수 격차를 벌렸다.

방송사업 매출 중에서, IPTV 3사가 CJ ENM 포함 161개 PP의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시청자로부터 받는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도 지난해 1조9075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늘었다.

방송사업자별 지난해 방송사업 매출. /방통위 제공

반면 IPTV 3사가 PP의 프로그램을 송출하는 대가로 PP에 지급하는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의 인상엔 이런 성장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는 4742억원으로 전년보다 8% 느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IPTV 3사가 PP로부터 벌어들인 수신료 매출 대비 PP에 지급한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 비중(지급률)은 전년 25.4%에서 지난해 24.9%로 낮아졌다. IPTV와 달리 SO, 위성방송은 지난해 지급률을 각각 5.7%, 1.1% 올렸다.

IPTV 3사가 PP로부터 얻는 또 다른 수입원인 '홈쇼핑 송출 수수료'는 전년보다 22.3% 올리는 등 인상에 적극적이면서, 반대로 PP에 줘야 하는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엔 소극적이란 불만도 나온다.

IPTV 3사의 연도별 기본채널 수신료와 프로그램 사용료, 이 둘의 비율(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비율)을 정리한 표.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비율은 2019년에 비해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었다. /방통위 제공

◇ CJ ENM "IPTV 이중적" vs IPTV "섣부른 결론"

현재 CJ ENM은 IPTV 3사에 공급하는 tvN, 엠넷 등 자사 방송 채널의 사용료가 과소평가됐다며 지난해 대비 25% 이상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IPTV 3사는 이 요구가 과도하고 비상식적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말 강호성 CJ ENM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IPTV 3사를 비판하며 한 차례 공방전이 오간 후로는 양측이 표면적인 갈등 표출을 자제하고 물밑 협상을 이어왔지만, 이번 통계 발표를 계기로 CJ ENM의 새로운 공격과 IPTV 3사의 반격이 다시 오가기 시작했다.

CJ ENM 관계자는 "채널권을 가진 IPTV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해외 사업자에게는 퍼주기식 거래를 하면서 국내 콘텐츠 사업자에게는 정당한 대가 지급조차 꺼려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IPTV 3사로 구성된 한국IPTV협회 관계자는 "IPTV 사업의 매출 구조가 다양하기 때문에 단순히 매출이 올랐다고 해서 프로그램 사용료를 높여야 한다고 섣불리 결론 내릴 수는 없다"라며 "통계를 면밀히 살펴보고 추가적인 입장을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