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있는 삼성전자 삼성딜라이트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데, 메모리 반도체 생산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이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매출 61조4427억원, 영업이익 10조740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31.8% 늘어난 성적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2분기 1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양재 KT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부터 세트까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올해 2분기 매출 60조3988억원, 영업이익 11조510억원을 거둘 것으로 분석한다”라고 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을 웃돌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PC용 D램(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4월에만 전달보다 26% 넘게 오르는 등 2017년 1월 이후 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D램은 가격 변동 없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낸드플래시의 경우 5월에도 일부 제품에서 가격이 소폭 상승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하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트업(보복 소비) 효과로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1년 전과 비교해 49% 늘어난 70억2200만달러(약 7조94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으로, 옴디아는 중소형 OLED 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 8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5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은 50조원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35조993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을 고려할 때 1년 새 영업이익이 40%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은 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있었던 2017년(53조6450억원)과 2018년(58조8867억원)이 유일하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업의 이익이 급증하는 동시에 시스템 LSI, 디스플레이 부문의 일회성 이익이 증가하면서 하반기 이익의 개선이 예상된다”라고 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반도체가 실적 개선을 본격적으로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LG전자 역시 다음 달 7일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 예상치(컨센서스)는 매출 16조9740억원, 영업이익 1조1237억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 127%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LG전자 2분기 실적도 1분기와 마찬가지로 생활가전이 견인한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실적이 제외된 상황에서 올레드 TV, 오브제 컬렉션 등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오르면서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 TV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반사 효과를 누렸다”라며 “생활가전 사업이 코로나19 펜트업 효과로 매출이 확대되면서 2분기에도 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