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기업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삼성전자(005930)가 독주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위기를 느낀 삼성전자는 그간 200만원대 가격으로 출시했던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갤폴드) 시리즈 신제품을 100만원대로 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각)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샘모바일 등은 IT기기 팁스터(정보 유출 전문가) 존 프로서, 맥스 웨인바흐의 트위터를 인용해 갤럭시Z폴드3(갤폴드3)가 오는 8월 27일 출시되고 출고가는 전작(갤폴드2)보다 낮아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샘모바일은 앞서 지난 8일에도 갤폴드3의 출고가가 전작에 비해 최대 20% 저렴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지난해 출시된 갤폴드2의 출고가가 미국 기준 1999달러(약 223만원)였으므로 갤폴드3의 출고가는 1600달러(약 179만원), 부가세를 포함하면 190만원대가 될 거라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이미 국내 기준 239만8000원이었던 갤폴드2의 출고가를 지난달 189만2000원으로 50만원 이상 낮춘 상황에서, 이런 전망은 실제 업계에서 개연성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갤폴드와 갤럭시Z플립(갤플립) 시리즈를 앞세운 삼성전자가 거의 독식했지만, 올해부터는 낮은 가격과 높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샤오미·오포·비보가 점유율 경쟁 참전을 예고하면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지난 3월 9999위안(약 174만원)짜리 폴더블폰 '미믹스폴드'를 출시했고 이보다 저렴한 신제품도 개발 중이다. 오포는 갤플립 시리즈와 비슷한 클램셸(조개껍데기) 디자인의 폴더블폰과 LG전자가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던 롤러블폰을, 비보도 갤폴드 시리즈와 비슷하게 8인치 크기 화면을 가진 폴더블폰 제품을 준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시장 진출로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560만대로 지난해(280만대)와 비교해 2배 성장하고, 애플까지 가세하는 내년엔 170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점유율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73%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했지만 올해부터 열릴 점유율 경쟁에선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껏 삼성전자의 경쟁자라곤 갤폴드보다도 비싼 메이트X 시리즈를 내놓은 화웨이가 사실상 전부였다. 반면 앞으로는 애플과 프리미엄 라인 경쟁을 동시에 벌이는 동시에 샤오미·오포·비보의 중저가 라인 시장 잠식까지 막아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다른 스마트폰 시리즈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비해 올해 가성비 제품 라인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12 시리즈와 중국 스마트폰에 모두 밀려 글로벌 점유율 5위에 머물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사상 첫 30만원대 제품 갤럭시A32, 20만원대 제품 갤럭시A22를 올해 상반기 출시해 승부수를 띄웠다. 앞서 80만원대 프리미엄 라인 갤럭시S21 FE(팬에디션)도 오는 8월 출시가 예고됐지만, 8월엔 삼성전자가 갤폴드3와 갤플립3 마케팅에 집중하기 위해 갤럭시S21 FE는 1~2개월 뒤인 올 가을에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외신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는 "아직 언팩 행사 일정도 나오지 않아 갤폴드3의 출시 시점과 출고가를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올해 초 노태문 무선사업부 사장께서 '폴더블폰 대중화에 힘쓰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니 참고해달라"며 출고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