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가 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파크에서 '세계개발자대회 2021(WWDC 2021)'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애플 제공

세계 개발자의 축제라고 불리는 애플 ‘세계개발자대회 2021(WWDC 2021)’이 7일(현지시각) 키노트 연설을 시작으로 열렸다. 팀 쿡 애플 CEO가 수백명의 가상 아바타 관중과 함께 등장하며 개막을 알린 WWDC 2021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약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키노트 연설에서 소문이 무성했던 14인치·16인치 신형 맥북 프로, 증강현실(AR) 기능이 포함된 ‘애플글라스’ 등의 신제품 발표는 없었다. 대신 iOS15, 아이패드OS15, 워치OS8, 맥OS몬트레이 등 애플의 운영체제(OS)가 대거 소개됐다.

가장 먼저 소개된 OS는 올해 가을 출시될 ‘아이폰13(가제)’에 탑재될 ‘iOS15’다. 애플은 길어지는 비대면 상황을 고려한 기능을 여럿 추가했다.

7일(현지시각) 개최된 WWDC 2021에서 올가을 출시될 아이폰13(가제)에 탑재될 예정인 OS(운영체제) iOS15가 공개됐다. /애플 제공

먼저 애플의 영상통화 서비스인 ‘페이스타임’에 ‘셰어플레이’ 기능을 추가했다. 사용자가 셰어플레이 기능을 사용하면 영상통화를 하던 친구나 가족과 함께 음악 감상, 영화·TV 프로그램 시청, 애플리케이션(앱) 화면 공유 등을 할 수 있다.

셰어플레이는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 맥 등의 애플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애플TV에서도 화면을 동기화할 수 있다. 애플 측은 해당 기능을 위해 디즈니플러스, ESPN+, HBO맥스, 훌루, 마스터클래스, 틱톡, 트위치 등의 서비스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사용자와의 영상통화도 가능해진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에서 페이스타임 링크를 생성해 공유하면 누구나 페이스타임 통화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기존에 무작위로 뜨던 알림과 앱 알림을 필터링해 주는 기능도 추가했다. iOS15에는 ‘집중 모드’를 탑재했다. 사용자의 상태에 맞게 업무 시간, 취침 중 등의 상태를 고르면 해당 상태에 적합한 앱에서 발생한 알림만 표시해준다. 또 사용자가 설정한 집중 모드로 알림이 차단되고 있는 경우, 메시지 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자동으로 집중 모드 상태임이 표시되어 사용자가 현재 연락이 불가능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지도의 기능 역시 강화될 전망이다. iOS15에서는 3D 기술과 AR 기능이 적용돼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들고 있으면 지도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걷는 방향을 실제 길거리처럼 보여준다.

위젯 기능이 추가된 태블릿PC용 OS '아이패드OS15' /애플 제공

같은 날 공개된 태블릿PC용 OS ‘아이패드OS15’는 멀티태스킹(여러 개의 작업을 한 번에 하는 것) 기능이 강화됐다. 새 멀티태스킹 메뉴가 상단에 만들어져, 사용자는 화면 하나를 여러 개로 나누는 ‘스플릿 뷰’ 모드 등을 실행할 수 있다.

또 아이패드에서도 위젯(사용자 편의를 위한 도구 모음) 사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이패드OS15는 앱스토어, 게임 센터, 메일, 연락처, 나의 찾기 등의 위젯을 제공한다. ‘앱 보관함’ 기능도 추가돼 자동으로 앱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해준다. 아이패드OS15에도 페이스타임 셰어플레이 기능과 집중 모드 기능이 추가된다.

아이패드에서 앱을 제작하는 일도 쉬워질 전망이다. ‘스위프드 플레이그라운드 4’ 앱을 통해 사용자들이 아이패드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을 제작해 앱 스토어에 바로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앱 제작 중에는 코드가 실시간 미리 보기에 즉시 반영되고 전체 화면으로 앱을 구동하면서 테스트해볼 수도 있다.

애플의 스마트워치용 OS '워치OS8'이 WWDC 2021에서 공개됐다. /애플 제공

애플 스마트워치용 OS ‘워치OS8′도 공개됐다. 기존에 제공되던 ‘심호흡 앱’은 ‘마음 챙기기 앱’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성찰 세션’이 추가돼 사용자가 깊은 사색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해당 세션을 사용하게 되면 사용자에게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각기 다른 문구를 보여준다.

맥용OS ‘맥OS 몬트레이(Monterey)’는 애플 기기와의 호환성이 좋아진다. 애플은 ‘유니버셜 컨트롤’이라는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들이 별도로 설정할 필요 없이 마우스나 키보드만으로 맥과 아이패드를 오갈 수 있다. 기기 간에 ‘드래그 앤 드롭(끌어서 놓는 기능)’으로 콘텐츠를 옮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에서 애플 펜슬로 그림을 그린 이후, 맥에 그림을 옮길 수 있게 된다.

이번에 발표된 OS의 베타용 버전은 스피치 연설 직후부터 공개돼 사용할 수 있다. 베타 테스트용 OS는 오는 7월에, 퍼블릭(대중)용 버전은 올가을부터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