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는 2일(현지 시각)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인 훙멍(Harmony) 새 버전을 공개했다. 이는 플래그십(고급) 스마트폰인 ‘메이트40’,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메이트X2’를 비롯해 스마트워치인 ‘워치시리즈3’, 태블릿 ‘메이트패드’ 등에 탑재된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핵심 사업이었던 스마트폰, 통신장비 시장에서 직격탄을 맞게 되자 소프트웨어와 스마트폰 외 소비자 가전인 웨어러블 기기, 태블릿 등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런 전략에 따라 화웨이는 훙멍이 스마트폰에서부터 웨어러블, T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기를 매끄럽게 연결할 수 있는 OS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회사 측은 일단 올해 말까지 100여종의 화웨이 기기에 훙멍 OS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존 기기에서도 이날부터 단계적으로 업데이트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005930),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구글(안드로이드)·애플(iOS) 대항마’를 내놓았다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OS의 핵심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이었던 만큼 화웨이는 앱 개발자를 끌어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회사의 규모·기기 수를 내세워 개발자를 훙멍 생태계로 편입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구글 모바일 서비스와 유사한 ‘화웨이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개발자 27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위치 서비스 같은 것들을 앱에 통합시킬 수 있도록 하는 개발자 키트(도구)를 제공한다. 월간 활성사용자 수가 5억4000만명 수준인 자체 앱마켓 ‘앱 갤러리’도 있다.
벤 우드 CCS인사이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CNBC에 “훙멍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모든 기기의 이른바 ‘접착제’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라면서 “마치 (iOS를 모든 기기에 적용 중인) 애플처럼 단일 소프트웨어로 모든 기기에서 끊김 없이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