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032640)가 지난해 11월 말 단행한 '2021년 조직개편'에 따라 신설한 '신규사업추진부문'의 수장 자리가 6개월 넘게 공석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 KT(030200)가 적극적으로 콘텐츠, 미디어, 모빌리티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하며 탈(脫)통신을 외치는 반면 LG유플러스는 리더십 부재로 신사업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연말 스마트 헬스,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 산재된 사업 조직을 모아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으나 현재까지 부문장을 낙점하지 못했다. 이 조직은 황현식 사장(CEO)이 겸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요한 부서인 만큼 외부 인재를 물색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LG유플러스 신규사업추진부문 산하 신규사업추진담당 손지윤 상무가 네이버로 조만간 이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의 손 전 상무는 공직생활 마감 후 LG경제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9년 11월부터 LG유플러스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자리 역시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에서는 신사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황 사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신규사업추진부문이 애초 취지와 다르게 존재감이 퇴색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반년이 지나도록 리더십이 공백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이렇다 할 신규 사업 성과를 못 내고 있다는 게 통신업계 공통된 지적이다.
앞서 3월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된 황 사장은 '신사업 발굴·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황 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소비자 대상(B2C) 영역에서는 광고·데이터·구독형 서비스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기업 대상(B2B) 영역은 스마트팩토리·스마트모빌리티·뉴딜사업 등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그룹사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 중심으로 기민하게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신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통신업계 3위'라는 구조적 한계를 거론한다. 신사업으로 치고 나가는 것보다는 SK텔레콤, KT 뒤를 따르는 '팔로어'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라는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손잡으려는 미디어 전략 역시 새로운 사업이라기 보다, 기존 인터넷TV(IPTV) 사업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통신업계 사정을 잘 아는 한 고위 관계자는 "치고 나가는 신사업을 제시하고, 성공·실패를 거듭하는 SK텔레콤과 비교해본다면, LG유플러스는 3위 사업자라는 지위로 각종 정부 규제 정책에서 혜택을 보며 따라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면서 "이런 역학 구조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곳이 LG인데다 그룹 내 수많은 계열사 간 연계가 잘 안 되고 있어 신사업에서 이른 시일 내 성과를 보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