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 CJ ENM 대표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비전 스트림'에서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CJ ENM 제공

CJ ENM(035760)이 콘텐츠 제작에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콘텐츠 초격차'에 나선다. tvN 방송을 대신해 CJ ENM 콘텐츠의 핵심 유통 채널로 떠오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은 2023년 국내 1위 OTT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비전 스트림'에서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콘텐츠 제작 비용으로 올해에만 800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6000억원보다 33% 늘어난 규모다. CJ ENM은 이를 통해 올해 한 해 2000개, 하루 5~6개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투자 규모를 더 늘려 2025년까지 총 5조원을 투자한다. 강 대표는 "회사의 성장률에 비춰서 투자율을 늘리는 동시에 글로벌 콘텐츠 시장 성장에 따라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액의 절반 이상은 드라마 제작에 쓰인다.

CJ ENM은 특히 이런 투자를 통해 티빙을 국내 1위 OTT 플랫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tvN을 중심으로 한 방송 콘텐츠에서 티빙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로 유통 방식을 변화하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기존 tvN 중심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티빙 등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까지 폭넓게 제작해 유통하겠다"며 "티빙을 국내 1위 OTT로 성장하도록 아낌없이 투자하고 티빙을 필두로 디지털 플랫폼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양지을(왼쪽)·이명한 티빙 대표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비전 스트림'에서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CJ ENM 제공

뒤이어 발표에 나선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구체적으로 "지난해 10월 출범한 후 단기간 내 양적·질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며 "이제 2023년까지 국내 유료가입자 수 800만명을 확보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100여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대비 지난달 신규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건수가 67%, 누적 유료가입자 수가 63% 증가했다. 출시 당시 20, 30대 중심이었던 이용자층은 50, 60대 유입으로 다양해졌다.

티빙은 또 내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양 대표는 "현재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동남아 등에도 글로벌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엔 해외 전략적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가시화하고 내년엔 해외 이용자들이 티빙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파트너들과 순조롭게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했다.

티빙은 최근 2023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전체 투자의 50% 이상을 프랜차이즈 지적재산(IP)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tvN의 '응답하라' 시리즈가 시즌1엔 시청자 60만명에서 시즌3엔 360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는 사례를 배워, 팬덤을 키울 수 있는 프랜차이즈 콘텐츠 위주로 OTT 시장에서 승부보겠다는 게 티빙의 계획이다. '마우스'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처럼 지상파에서 나온 콘텐츠의 스핀오프(부가 콘텐츠) 제작 역시 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