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1′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불참할 전망이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GSMA)의 자신감에도 주요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들의 반응은 싸늘하다는 평가다. MWC 2021은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공식적으로 MWC 2021 불참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아직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KT 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오프라인 전시는 아예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함께 MWC에 참여해왔으나 LG전자 스마트폰 부문이 철수해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MWC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병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프라인 전시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년 2월에 개최된 MWC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전격 취소됐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등으로 행사가 4개월 미뤄졌지만 결국 오프라인 행사를 강행키로 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부스 참가를 위해 낸 수억원의 참가비를 날리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MWC 취소로 부스비를 돌려받기 힘들게 된 이통 3사는 올해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GSMA 측과 협의했으나 올해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돼 행사 참여가 어렵게 됐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MWC 2021 오프라인 행사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선 2년 연속 MWC를 포기하기에는 GSMA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GSMA는 전시회에서 발생한 수익에 의존적”이라며 “지난해에 (MWC 2020을) 취소하며 생긴 손실을 회복하기에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추측했다.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의 행사 취소가 “GSMA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직원의 40%를 해고해야만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스페인 정부도 MWC 2021 개최에 힘을 싣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여행 제한이 시행되고 있는 국가의 참가자 입국을 허용하기 위해 특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스페인의 최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수는 5000명선이다.
외신은 MWC 2021을 강행하는 것은 “GSMA의 도박일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로이터 통신은 “주요 기업인 노키아, 에릭슨, 삼성전자 등이 오프라인 전시에 참여하지 않는 데다 일반적으로 MWC에 참여하는 관람객수의 10만명도 안 되는 수의 사람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GSMA 측은 3만명에서 5만명 가량의 관객이 이번 MWC 2021에 참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MWC 2021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국제 행사 정상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GSMA는 지난 2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한 아시아 지역 행사 ‘MWC 상하이 2021′의 성공적인 개최로 자신감을 얻은 모양새다. 그란리드 사무총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 선제적인 검사가 있다면 성공적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며 “상하이에서의 경험 이후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GSMA가 개최한 첫 온·오프라인 병행 행사인 MWC 상하이 2021에는 2만5000여명의 사람이 참여했으며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온라인으로 참관했다.
한편 에릭슨, 삼성전자 등 글로벌 주요 기업이 빠진 자리는 스타트업이 채울 전망이다. 실제로 에릭슨의 부스가 자리할 예정이던 6000㎡의 가장 넓은 전시회 자리는 클라우드 컨설팅 회사 텔코닥터(TelcoDR)가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