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단체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나섰다. 같은 기능을 하는 SW라도, 그것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의 전력량을 최소화하도록 효율적으로 코딩하는 방법을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MS는 26일 열린 개발자 회의 '빌드 컨퍼런스'에서 IT기업 액센츄어와 소트웍스, 코드 공유 사이트 깃허브, 리눅스재단과 함께 이런 활동을 맡을 비영리 단체 '녹색 소프트웨어 재단'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들이 '친환경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출범한 비영리 단체 '녹색 소프트웨어 재단'을 소개하는 그림. /유튜브 캡처

IT 기업들이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리는 등의 실천에 나선 가운데, 직접 에너지를 소비하고 탄소를 내뿜는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같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 안의 소프트웨어까지 탄소 배출원으로 보고 본격적인 저감 노력을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식을 전한 IT매체 지디넷은 "파이썬(프로그래밍 언어의 한 종류)으로 짠 코드는 상대적으로 고성능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고 배터리를 많이 소모한다"라며 "코드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라고 전했다. 녹색 소프트웨어 재단은 앞으로 개발자들이 다양한 친환경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결과물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다.

IT산업 성장에 따라 기업들의 IDC를 가동하는 데 드는 전력은 해마다 늘고 있다. MS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전력 수요의 1%를 IDC가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 10년 안에 이 비중이 3~8%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파리기후협약은 2030년까지 전 세계 IT산업의 탄소 배출량을 45% 줄일 것을 제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코틀랜드 해저에 투입한 데이터센터.

MS,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르면 2030년,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공통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동시에, 별도로 냉각시키지 않아도 IDC의 발열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MS는 IDC를 밀봉한 뒤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의 차가운 해저에 내려보내 가동시키는 '나틱 프로젝트'를 2015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도 미국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스웨덴 등 추운 북위도 지역에 IDC를 세워 비슷한 효과를 얻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바람이 불고 있는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실천에 나섰다. 네이버가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세종시에 짓고 있는 IDC '각 세종'은 29만3697㎡(약 8만8843평) 면적 중 72%를 숲으로 채우게 된다. 숲이 외부의 찬 공기를 순환시키고 외부의 열도 분산시키기 위함이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 안산에 첫 IDC를 짓고 있는 카카오는 지난달 9일 한국경영인증원(KMR)으로부터 국내 포털·인터넷 업체 최초로 '환경 경영 국제표준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기와 물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빗물을 모아 재활용하는 시스템 등을 갖추는 친환경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카카오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