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오는 7월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출범할 계획이다. /LG전자 제공

LG전자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주요 제품 시장점유율이 올해 1분기 큰 폭으로 증가했다. LG전자가 명실상부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만년 적자에서 흑자로 수익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0일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전자 텔레매틱스 모듈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4.8%로 전년 동기 대비 7.7%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시장점유율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0.8%을 기록했다. AVN 점유율은 1년 새 5%포인트 증가했다.

텔레매틱스 모듈 및 기술은 자동차에서 통신과 인터넷 기능 등을 수행한다. 자동차와 도로 인프라 등 외부 연결이 자율주행차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향후 필수부품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 점점 자동차 내에서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교통 정보를 파악하고, 긴급구조, 자동차 위치추적, 원격 자동차 진단 등에 활용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3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텔레매틱스 장치를 처음으로 납품했고, 이후 도요타,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 BYD(비야디), 이치(一汽), 둥펑(东风) 등에도 공급을 시작했다.

AVN은 자동차 음향기기(오디오)・시각장치(비디오)・길안내기능(내비게이션) 등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즐길거리를 의미하는 '엔터테인먼트'와 정보라는 뜻을 가진 '인포메이션'을 합쳐 '인포테인먼트'라고 부르는데, AVN은 해당 기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자동차에서 수요가 꾸준하게 늘고 있는 이유다.

LG전자는 2013년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를 신설해 AVN 등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제품과 전기차 구동부품, 자율주행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약진이 눈에 띄는데, 특히 텔레매틱스와 AVN 분야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해 LG전자 전장사업 매출의 60%에 해당하는 3조6453억원이 이 분야에서 나왔다.

LG전자가 완성차 업체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에 공급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모습. /LG전자 제공

다만 자동차 산업 특성상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은 전장사업 확대에 걸림돌로 다소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은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하고, 이와 동시에 공급 부품에 대한 높은 신뢰와 사업 경험을 요구하기 때문에 새로운 업체가 진입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사업 초기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 수익을 내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부품 업체들이 개발 초기부터 완성차 업체와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맺으려 경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 VS사업본부 역시 지난해까지 8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장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스마트카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LG전자 전장부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은 지난해 43억달러(약 4조7700억원)에서 2025년 70억달러(약 7조7500억원)로 연평균 12%의 성장이 예상된다. AVN 역시 매년 10% 넘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는 LG전자 VS사업본부가 올해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달성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올해 2분기까지 적자를 유지하다가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성장세에도 진입할 것으로 본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 전장사업은 글로벌 업체와의 협업을 넘어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네셔널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라며 "VS사업본부는 현재 LG전자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부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LG전자도 흑자 전환을 자신한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은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2분기부터 일부 거래선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것으로 보지만, 고객사 및 협력사와의 공조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계획이다"라며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계획한 매출을 올리는 등 전장 사업의 하반기 턴어라운드는 계획대로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7월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을 출범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출력 250㎾(338마력)에 최적화된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생산하고, 판매한다. 합작법인의 연 매출은 2000억원 이상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